저금리 시대 재테크로 다시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처럼 대박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금융상품 등 다른 투자처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다보니 그나마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을 살려 내수 경기 회복을 이끌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투자 매력을 키우는 배경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상가, 경매 등 부동산 상품별로 투자 방법과 유의사항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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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김용민 기자 |
"이 정도 오피스텔이면 적어도 월세 100만원은 받을 수 있겠지?" 내년 은퇴를 앞둔 은행원 강 모씨(58세)는 지난 2012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전용면적 24㎡ 오피스텔을 분양가 2억8000만원에 분양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이 오피스텔은 현재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강 씨는 "중개업소에서는 빨리 세입자를 유치하려면 월세를 조금 더 낮추라고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오피스텔은 금리가 낮아져 은퇴 후 고정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베이비부머들의 투자수요를 바탕으로 지난 3~4년간 공급이 집중됐다. 하지만 단기간에 몰린 공급은 투자자들에게 부메랑이 됐다. 생각만큼 월세를 받지 못하거나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오피스텔의 기대수익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 공급 과잉..기대수익 낮춰야
서울 강남일대 오피스텔은 2~3년 전부터 '임대 수익률 연 6~7%', '환금성 갖춘 안정적 고수익 투자처'라는 판촉 문구를 달고 분양됐다. 물량이 쏟아졌지만 청약 경쟁률은 평균 10대 1을 넘기며 소화됐다. 하지만 막상 입주를 시작하자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 씨만 하더라도 월 80만원(보증금 1000만원)에 세를 놓는다고 했을 때 연 임대수익률은 3.6%에 그친다. 이마저도 1년 내내 세입자를 유지해야 얻을 수 있다. 등기 비용이나 세금 등 유지비용을 고려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작년 가을 입주한 서울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의 오피스텔도 사정은 비슷하다. 3개 단지의 오피스텔의 입주가 겹치면서 전용 23㎡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에 대거 계약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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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평균 42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내부.(사진: 현대엔지니어링) |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작년에 1만604실의 오피스텔이 입주했고 올해도 1만3029실이 입주자를 찾는다. 이는 오피스텔 붐이 일었던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임대료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지난 2월말 기준 평균 임대수익률은 연 6.02%다. 이는 작년 2월말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서울은 연 5.58%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으며 금천구가 6.60%로 전체 25개 구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강서구(6.55%), 은평구(6.51%), 동대문구(6.48%), 관악구(6.23%) 순이었다. 이는 공실이 없다는 가정 하에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시세만으로 산출한 수익률이다.
NH투자증권 포트폴리오 솔루션부의 김규정 부동산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은 작년부터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며 "올들어 금리가 더 낮아져 금융 투자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지긴 했지만 목표수익률은 연 4% 이내로 잡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새 오피스텔 고분양가 리스크
기대 수익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새 오피스텔 분양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 1분기 서울지역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1343만원으로 지난해 평균 1150만원보다 16.7% 상승했다.
지역별로 광진구는 작년 1분기 1052만원이었던 것이 올 1분기 1640만원으로 55.9% 뛰었다. 이어 성동구는 1025만원에서 1190만원으로, 마포구는 1285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각각 16.1%, 9.0% 올랐다. 경기도의 오피스텔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870만원으로 지난해 817만원보다 6.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가 1% 대까지 인하돼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가 높아지면 그만큼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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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부동산114) |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시 신규 분양 물량보다 시장이 형성돼 있는 기존 오피스텔을 싸게 사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김규정 위원은 "신규 분양 오피스텔은 분양가도 높아진 데다 입주 초기에 세입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규 분양 오피스텔보다 안정적으로 입주 관리가 되고 있는 기존 오피스텔 중 급매로 나오는 저렴한 물건을 잡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최근 신규 분양 오피스텔 가운데는 투자자의 초기 입주관리 부담을 줄여주는 판촉으로 '임대보장제' 등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시 활용할 만하다. 입추 초기 일정 기간동안 정해진 임대료를 건설사가 대신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임대보장제 기한이 지난 후에도 입주수요가 있어 공실 우려가 적은지, 분양가가 목표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정도인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아울러 자금여력이 있다면 공급 과잉 상태인 원룸형보다 2~3인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투룸, 쓰리룸형으로 설계된 아파트 대체형 상품에 투자해 차별화를 꾀하는 것도 안정적 임대수입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오피스텔 투자 팁 5가지
①기대수익률을 연 4%대까지 낮춰라. 세금이나 대출금 이자, 입주자 관리비용 등을 감안해야 한다.
②신규 입주 물량이 몰리는 지역은 피하라. 입주자를 찾지 못할 경우 1개월 공실에 연 0.4%포인트씩 수익률이 떨어진다.
③기존 오피스텔 급매물을 잡아라. 투자금이 적을수록 수익률은 높아진다.
④자금력이 있다면 방 2개나 3개 짜리로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게 좋다. 넘치는 원룸보다 경쟁력이 있다.
⑤건설사의 임대보증 상품을 활용하라. 초기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고민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