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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6800가구 '원샷분양' 성공할까

  • 2015.08.03(월) 11:06

남사 도시개발사업 'e편한세상 용인' 10월 분양
상식 깬 역대 최대규모 분양..배경은?

대림산업이 하반기 주택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도 용인에서 단일 규모로는 건설업계 사상 최대인 6800가구의 초대형 단지를 한꺼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분양시장에서는 통상 1000가구가 넘으면 대단지로 통한다. 3000가구 안팎만 돼도 미분양 우려 때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분양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대림산업의 분양계획은 웬만한 분양사업 5~6개에 해당하는 물량을 한 번에 털어내는 모험이다.

 

▲ 가칭 'e편한세상 용인' 조감도(자료: 대림산업)

 

◇ 10월 분양 예정 

 

대림산업은 지난달 25일부터 경기도 화성 병점동에 'e편한세상 용인(가칭)' 분양홍보관을 마련해 운영을 시작했다. 오는 10월 분양 예정인 이 아파트를 미리 알리는 '사전 마케팅' 차원의 활동이다.

 

e편한세상 용인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완장리 652-1번지 일원, 화성 동탄2신도시 동남쪽 남사도시개발사업구역에 들어서는 총 7400가구의 규모의 아파트다. 이 가운데 조합원 지분을 제외한 6800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단일 회사, 단일 단지 분양 가구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일반분양분은 전용면적 별로 ▲44㎡ 686가구 ▲59㎡ 1470가구 ▲65㎡ 150가구 ▲84㎡ 3752가구 ▲90㎡ 407가구 ▲97㎡ 311가구 ▲103㎡ 24가구로 구성됐다. 서울 여의도공원(23만㎡)의 3배가 넘는 70만4839㎡ 면적에 인구 2만여 명을 수용하는 규모다.

 

도시개발사업은 공동주택 뿐 아니라 교육·상업 등 도시기능을 갖는 기반시설을 함께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민간 사업자가 제안해 부지면적의 3분의2 이상, 소유자 의 2분의1 이상의 동의를 얻고 지자체로부터 구역 지정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축을 따라 주택 수요가 많은 용인에서 활발했다. 수지구 신봉·성복지구를 비롯해 기흥구 기흥역세권·동진원지구·공세복합단지, 처인구 역북·역삼지구 등이 모두 민간 도시개발사업이다. 남사지구는 경부고속도로 오산나들목(IC) 동쪽에 위치해 과거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도 거론되다가 무산된 뒤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됐다.

 

▲ 가칭 'e편한세상 용인' 위치도

 

◇ 자체사업으로 승부

 

이 사업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림산업은 시행사 동우개발, 군인공제회와 약정을 체결하고 이 곳 도시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군인공제회가 일부 자금을 대고 대림산업은 지급보증과 시공을 맡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하려던 이 단지는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로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 2010년에는 이곳에 자금이 묶인 군인공제회가 지급보증을 미루던 대림산업에 1000억원의 가압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결국 대림산업은 군인공제회에 대여금 2500억원을 돌려주는 것을 포함해 총 4100억원을 직접 대는 방식으로 사업을 끌고왔다. 고금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지급보증을 서면서 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회사가 직접 돈을 대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이 사업이 조합 지분 일부(600가구)를 제외하고 대림산업의 자체사업이 된 배경이다.

 

좌초 위기까지 갔던 이 사업은 작년 분양시장 회생과 함께 8년여만에 다시 살아났다. 지난 6월 개발계획과 실시계획 승인을 받았고, 현재는 5km 거리의 동탄2신도시와 연결하는 도로 공사도 진행 중이다.

 

실시계획은 체비지(3만5574㎡)를 포함한 6개 블록에 ▲아파트 7400가구(36만9873㎡) ▲연립주택 75가구(1만3663㎡) ▲근린생활시설(1만252㎡) 등을 짓고, 전체 42.7%인 30만1250㎡에 ▲공원(11만9529㎡) ▲학교(5만136㎡) ▲문화체육시설(5998㎡) 등 도시기반시설을 들이는 것으로 확정됐다.

 

◇ 원샷분양 까닭은

 

대림산업은 올해 초만해도 이 사업지에서 연말께 1차분 1020가구만 분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해 일반분양분 6800가구를 10월에 모두 털어내기로 했다. 대규모 공급 때 미분양 발생을 우려해 순차 분양을 택하는 업계의 상식을 깬 것이다.

 

대림산업 측은 "그 동안 도시개발사업들이 수년에 걸쳐 분양하면서 겪었던 입주초기 기반시설 미비로 인한 불편함, 분양가 인상 우려 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에 걸친 도시개발사업의 부작용을 덜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도권 분양시장의 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분양시장 열기가 식기 전에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특히 용인은 공급과잉 우려가 짙은 곳으로 꼽힌다.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용인에 분양된 물량은 9000여가구며, 연말까지 1만2000~1만5000가구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용인 전체 분양물량(3055가구)의 7~8배 수준으로 이 지역  최대 물량 공급 시기였던 지난 2001년(2만6221가구)에 육박하는 규모다.

 

▲ 경기도 및 용인 월별 미분양 가구수 추이(자료: 국토교통부)

 

미분양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용인 미분양은 수도권 전세난 심화로 작년말 3476가구에서 4월말 3271가구까지 줄었지만 5월과 6월에는 3698가구, 3844가구 등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대림산업 주택사업실 관계자는 "물량이 많긴 하지만 청약자들에게는 입주 초기 기반시설 미비로 인한 불편을 피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 될 수 있다"며 "동탄2신도시보다 낮은 분양가와 향후 교통여건 개선 등을 감안하면 분양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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