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집잇슈]천지개벽 앞둔 백사마을, 누구 품에 안길까

  • 2021.07.07(수) 15:21

'서울 마지막 달동네' 12년만에 재개발 본궤도
총 2437가구 '랜드마크'급 단지 조성 기대
현대·GS·포스코·대우·코오롱 등 물밑경쟁 한창

'서울 마지막 달동네'인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12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총 2437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인데다 벌써 이주율이 70%에 달하는 등 사업 속도도 빨라서다. 게다가 노원구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어 백사마을이 재개발만 되면 당분간 일대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미 주요 건설사들이 백사마을을 품에 안기 위해 물밑경쟁에 나선 가운데, 이달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가 예정돼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세기만에 '달동네 굿바이'…재개발 추진 가속

7일 백사마을 토지등소유자의 위임기구인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백사마을은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준비하는 등 사업 추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백사마을의 재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건 지난 2009년 재개발구역 지정 이후 12년 만이다. 

백사마을은 지난 1967년 도심 개발을 위해 청계천, 영등포 등에서 살던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면서 형성된 마을로 사실상 난민촌에 가까웠다. 1971년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였다가 2008년 해제, 2009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사업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2012년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 후 첫 재개발 사업으로 백사마을에 '주거지재생사업'을 적용했다. 이는 기존 전면철거 재개발 방식 대신 저층 주거지를 보존·관리하면서 아파트를 건립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였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6년 사업을 포기했고, 2017년 SH공사가 다시 사업시행자로 나섰으나 저층 위주 아파트 설계안이 선정되면서 주민들과의 의견차로 사업이 다시 밀렸다. 

이렇게 가다서다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합의를 이뤄 올해 3월2일 백사마을 재개발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가 고시됐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백사마을의 특성을 살려 1960~1970년대 서민들의 생활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지형·골목길·계단길 등 일부를 보전(주거지보전사업)하는 '상생형 주거지 재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에 주거지보전사업 유형을 도입한 건 백사마을이 전국 최초다. 

주택 규모는 총 2437가구로 공동주택은 지상 최고 20층, 34개 동, 1953가구(일반분양 753가구 예정)로 조성하고 저층형 임대주택은 136개 동, 484가구로 짓는다. 임대주택은 전용면적 17~85㎥, 공동주택은 전용 59~190㎥로 구성될 예정이다. 

통상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이주가 시작되지만 백사마을은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붕괴 우려가 있어 이미 597가구 중 66%인 394가구(서울시 집계·3월 기준)가 이미 이주한 상태로 사업진행이 순조로울 전망이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백사마을 현 모습./서울시

 현대·GS·포스코·대우·코오롱 '5파전' 유력

시장에선 백사마을이 노원구의 '랜드마크'급 단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백사마을은 입지상 역세권은 아니지만 동북선(상계역~왕십리역) 경전철이 오는 2025년 개통되면 지하철역 접근성이 개선될 예정이다. 서울의 3대 학원가 중 하나인 중계 학원가가 가깝고 숲세권(불암산), 병원·마트 등의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재개발이 되면 일대에서 희소한 '새 아파트'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 노원구에선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중계동 중계주공 아파트, 창동 창동주공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완공되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사마을이 예정대로 2025년 완공된다면 당분간은 일대 대장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대에서 유일한 신축 아파트인 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포레나 노원'(지난해 12월 입주·총 1062가구)은 2018년 전용 59㎥를 4억3430만~4억8340만원에 분양했는데, 지난달 같은 평형이 최고 10억30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3년 만에 집값이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주요 건설사들도 백사마을 곳곳에 축하 현수막을 내걸며 벌써부터 눈도장 찍기에 한창이다. 

주민들은 달동네 이미지를 지우고 단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선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원하는 눈치다. 지금까지 현수막을 내건 시공사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한양 등(시공능력평가순위 순)이다.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는 "입찰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5개 건설사가 적극적"이라며 "이달 말 입찰 공고를 내고 10월께 시공사 선정을 한 뒤 분양가를 결정해서 연내 조합원 분양부터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