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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당겨" 사전청약, 집값 안정 '만능 키' 될까

  • 2021.08.26(목) 15:05

정부 "장기 공급물량 충분…시장안정 기대"
효과 제한적…임대차 불안‧불확실성 여전

정부가 사전청약 물량 확대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단기 주택공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집값 불안이 심화하자 2~3년 후 공급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을 자산버블(집값의 과도한 상승) 상황으로 평가하며 무리한 '영끌'보다는 사전청약을 내 집 마련 기회로 삼는 게 낫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집값 불안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선 사전청약이라도 물량을 확대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전세시장 불안, 입주 시점까지의 불확실성 등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 "영끌 말고 사전청약 하세요"

국토교통부는 사전청약 확대방안을 마련해 공공택지 민간분양 물량과 2.4대책을 통한 서울 도심공공개발도 사전청약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10만1000가구를 사전청약으로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1차 사전청약이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면서 정부는 조기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필요성 또한 커졌다고 판단했다. 올해 3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내 집 마련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낙첨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경우 집값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가 민간분양까지 사전청약 물량을 끌어모은 이유다.

무엇보다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무리한 주택구입을 경계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1705조원(올 6월 기준)에 달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실제 오늘(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1년 5개월 만이다.

정부 입장에선 무주택자들이 과도하게 오른 기축 주택을 매수하는 것보다 향후 공급이 예정된 주택을 사전청약을 활용해 내 집 마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를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집값 안정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역시 향후 주택경기 변동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높은 가격의 기존 주택 매수는 신중해야 하는 반면 2024년까지 실시되는 사전청약은 무주택 세대가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입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정부가 계획한 주택 공급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당장 주택경기가 과열되고 집값 상승 기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미래 수요가 현재화되고 있다"며 "예정된 공급물량을 사전청약으로 당겨서 조기화 하는 게 효과적인 시장 안정 수단으로 판단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 안정·사업 불확실성 해소 시급

정부 기대와 달리 사전청약 물량 확대가 능사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전청약 물량 확대로 이전보다 많은 무주택자들이 조기에 내 집을 마련하면 불안 심리를 잠재워 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전제돼야 할 조건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사전청약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지적되는 임대차 시장 불안이다.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는 적어도 4~5년의 시간이 걸리는 까닭이다. △관련기사: 사전청약만 믿으라는 정부, 현실은 10년 전세난민(8월26일)

정부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지속적으로 임대차 시장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지만 전세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사전청약 예비수요는 물론 당첨자들도 기축 주택 매수로 돌아설 수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전청약 물량 확대로 경쟁률이 낮아지고 당첨자들은 내 집을 마련한 것이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전월세 시장 안정이 관건인데, 청약에 나서지 못한 사람 뿐 아니라 당첨자들도 실제 입주까지 임대차 시장에 남아있는데 전세 불안이 계속되고 집값마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당첨자들 중 일부도 매수로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집주인들의 늘어난 세금부담이 임차인들에게 전가되는 현상(전세의 월세전환 등)이 심화되고 있어 전세 공급을 늘리는 방안 등을 통한 전세안정이 병행돼야 사전청약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3기 신도시와 2.4대책 도심 공공복합개발 등 주택공급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역시 사전청약을 위한 선결 과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사전청약에 당첨되면 내 집 마련을 마련한 것인 만큼 물량확대를 위한 노력을 평가할 만하다"며 "하지만 아직 2.4대책 등에 대한 정책 신뢰도가 낮아 언제 입주할지도 모르는 주택을 두고 수요자들이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4대책 후보지 중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는데 이에 대한 보완책 등도 마련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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