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평가 61위인 동문건설이 지난해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다. 2019년 워크아웃(채권단 기업구조개선작업)을 졸업한 데 이어 전성기인 2005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다만 수익성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 건설경기가 어려운 만큼 회사는 분양보다 도급공사에 주력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창업주 사재출연 워크아웃 '자력' 졸업
1984년 고(故) 경재용 회장이 창업한 동문건설은 2000년 '동문 굿모닝힐' 브랜드의 아파트로 성장한 주택건설사다. 2021년엔 새로 '동문 디 이스트' 브랜드를 선보였다.
동문건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2005년, 연 매출 6073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938억원, 당기순이익은 575억원이었다. 당시 회사는 직원 1인당 25억원의 매출을 냈다며 '작지만 강한' 건설사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듬해 매출이 3000억원대로 반토막 났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엔 292억원의 당기순손실도 기록했다. 부동산개발회사 아뮤티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48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9년 동문건설은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고 경재용 회장은 골프장과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등 87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했다. 우리은행이 주간사였던 채권단도 평택 등지의 '알토란' 택지를 매각해 성급히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10년 뒤인 2019년 5월, 동문건설은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유일한 건설사로 거듭났다.
2019년 3144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505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억원에서 631억원, 순이익은 150억원에서 396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2년 경 회장이 작고한 뒤엔 그의 딸인 경주선 부회장이 동문을 이끌고 있다.
매출 늘었지만 원가율 급등…영업이익 65% 급감
2023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문건설은 지난해 6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5050억원) 대비 19.2% 증가한 수치다.
매출 가운데 공사수익은 2780억원에서 4804억원으로 72.8% 증가했다. 파주문산역2차(1416억원)과 성본산업단지B5블록(683억원) 등 사업장에서 수익을 인식했다. '파주 문산역2차 동문 디 이스트'는 오는 6월, '음성 동문 디 이스트'는 7월 입주가 목표다.
반면 분양수익은 2270억원에서 1216억원으로 46.4% 감소했다. 평택신촌지구5블록(974억원)에서 분양수익의 80%를 벌어들였다.
5블록에 들어선 '평택 지제역 동문 디 이스트(5단지)'는 지난 2월 준공된 741가구 규모 아파트다. 인근엔 총 3937가구의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1~4단지)'가 2019년부터 입주해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매출원가율이 82.3%에서 91.1%로 1년새 8.9%포인트 높아졌다. 수익성은 약해진 것이다. 특히 공사원가 중 외주공사비가 약 2배로 늘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895억원에서 533억원으로 40.4% 급감했다.
비용인 판매비와관리비는 1년새 20.4% 늘었다. 판관비 중 광고선전비(45억원)와 하자보수비(50억원) 등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216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씩 감소했다.
동문건설은 지난해 '원주 동문 디 이스트' 1건을 분양했다. 올해는 이달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를 선보이며 분양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평택 화양지구 6-2블록에 최고 29층, 753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동문건설은 올해 안산 산호연립 재건축과 원미 반도한양 가로주택 정비사업, 구로 우성타운 소규모 재건축, 파주 문산역 3차, 사천 대곡 공동주택 등 사업장에서 분양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