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조합 내분과 공사비 문제로 약 5개월간 공사가 중단돼 조합원들뿐 아니라 주택시장에서도 우려를 샀던 사업장이다. 현재는 새로 꾸린 조합 집행부를 중심으로 일반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인근 불광5구역, 갈현1구역도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대조1구역과 함께 '은평구 재개발 3대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연신내역을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2028년 완전히 개통해 강남권까지 이어지면 이들 구역 사업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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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후 재개…공사비 검증 결과 주목
현대건설은 은평구 대조동 일대 대조1구역 재개발을 통해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를 공급할 예정이다. 메디알레(mediale)는 '중심'을 뜻하는 라틴어로, 은평을 넘어 강북의 '중심'이 되겠단 의미를 담았다. 최고 25층, 28개동, 2451가구 규모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51·59·74㎡ 483가구로 계획 중이다.
조합에 따르면 오는 10월이면 28개동 골조 공사가 모두 완료돼 아파트 외관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지 내에 견본주택을 건립 중이다. 이달 중 조합원을 대상으로 견본주택을 공개한 뒤 다음 달께 일반에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분양은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자사 홈페이지에 5월 분양 예정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내년 1월 준공 예정이며 연내 분양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대조1구역 조합 관계자는 "3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조1구역은 2022년 말 착공해 공사를 진행했지만 1년 넘게 조합 집행부 부재 상태로 시공사에 약 1800억원의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지난해 1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가 같은 해 6월 재개했다. ▷관련기사: 공사비 한 푼도 안 준 재개발 사업…어떻게 될까?(2023년 12월24일)
이후 8월 3.3㎡(평)당 공사비를 517만원에서 839만원으로 62.3% 증액할 것을 요청했다. 조합은 지난해 말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검증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공사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SH 공사비검증부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께 검증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법적 구속력을 갖진 않지만 조합·시공사 협의에 참고 자료가 될 순 있을 것"이라며 "검증 과정에서 조합·시공사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고 의견을 공유해온 만큼 검증 결과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긴 힘들 거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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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호재 기대감…공사비 갈등은 불씨
대조1구역은 6호선 역촌역과 3·6호선 불광역 사이에 위치했다. 단지 경계를 기준으로 도보 5분가량 소요된다. 3·6호선과 GTX-A 노선이 지나는 연신내역까지도 걸어서 12분 거리다.
인근 불광5구역과 갈현1구역도 연신내역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GTX-A 연신내역이 지난해 말 개통해 서울역까지 소요 시간이 24분에서 5분으로 줄었다. 2028년 GTX-A 삼성역까지 뚫리면 50분 걸리던 거리를 9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불광5구역은 은평구 불광동 일대 재개발을 통해 최고 35층, 2451가구 규모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GS건설이 '북한산 자이 더 프레스티지'라는 이름으로 2020년 수주했다. 은광교회와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말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종교 부지를 제척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3분기 이주를 개시하고 2027년께 착공할 계획이다.
갈현1구역은 은평구 갈현동 일대 재개발 사업장으로 최고 22층, 4116가구 규모로 계획됐다. 롯데건설은 2020년 수주 당시 단지명을 '북한산 시그니처 캐슬'로 제안했다. 상반기 중으로 이주 및 철거를 마무리하고 연내 착공 예정이다.
다만 두 사업지 모두 수주에서 착공까지 시차가 커 대조1구역과 마찬가지로 공사비 관련 마찰을 겪을 거란 우려도 있다. 불광5구역은 평당 538만원, 갈현1구역은 평당 460만원에 시공사를 선정했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정비사업장 평균 공사비는 평당 843만원 수준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모는 갈현1구역이 가장 크지만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대조1구역이 공사비 갈등을 마무리 지으면 가장 현실적인 사업지"라며 "세 곳 모두 GTX 호재가 향후 집값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서울에서는 GTX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해도 은평구에선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