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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는 재건축 재개발, 중견사는 공공…수주 '양분화'

  • 2025.09.23(화) 10:25

10대 건설사 도정 수주액 33조…상위 3개사가 50%↑
중견사는 공공사업 매진…자잿값 하락에 수익성 개선

건설업계 수주시장이 양분화됐다. 대형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으로, 중견 건설사들은 공공사업으로 향한다.

대형사들은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에 주택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움직이는 한편, 중견사들은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공공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벌크업' 한 정비시장…상위사가 '독식'

지난 18일 기준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33조7190억원으로 23일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인 28조8700억원을 이미 넘어 16.8% 더 늘린 숫자다.

올해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규모가 커진 이유는 서울 선호 입지 내 대형 사업장들이 시장에 쏟아지면서다. 올해 초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시작으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강남구 개포우성7차아파트 재건축 등 랜드마크급 정비사업지가 수주시장을 찾았다.

이외에 하반기에도 강남구 일대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을 비롯해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개포우성4차아파트 재건축,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등 대형 사업지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이들 건설사 수주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주목할 점은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상위 실적을 기록한 소수 건설사들이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7조828억원)과 2위 현대건설(5조5357억원), 3위 포스코이앤씨(5조302억원)의 수주액 총합은 17억6487억원으로 전체의 52.3%를 나눠 갖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여의도, 성수, 압구정 등 핵심 지역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어 역대 최초 '10조원 클럽'까지 노리는 분위기다.

이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갈 수 있는 비결은 강력한 주택 '브랜드 파워'에 있다. 삼성물산은 주택시장에서 '래미안'으로 쌓아온 저력을 바탕으로 대형사들과 수주전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다. 현대건설 또한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파워를 앞세워 정비사업 조합원들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핵심 정비사업지들이 시공사 찾기에 나서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수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 A 관계자는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 대어급 사업지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형사들의 참전 비중도 높아졌다"며 "정비사업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경쟁력이 높은 건설사 위주로 수주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 창릉 공공주택지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안정' 앞세운 공공…수익성도 좋아진다?

반면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나 경쟁력이 낮은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정비사업보다는 공공사업 위주의 수주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해 나가는 모양새다.▷관련기사:줄어드는 건설 일감…"그나마 공공물량 있기에"(8월5일)

금호건설과 동부건설은 지난 16일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가 발주한 총 사업비 6012억원 규모 '축산자원개발부 이전사업'을 수주했다. 금호건설이 60%, 동부건설이 30% 지분율로 컨소시엄을 이뤘다.

금호건설은 올해 특히 3기 신도시와 같은 공공주택 발주 물량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이 분야 누적 수주액은 964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이외에도 최근 대구 도시건설본부가 발주한 '조야~동명 광역도로 건설공사(2공구)'를 수주하는 등 공공 인프라 분야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동부건설 또한 올해 공공주택 분야에서 일감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달 초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발주한 공사비 4307억원 규모 광교 A17블록 및 교산 A1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을 포함해 동부건설은 올해 총 5건의 민참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이 분야 누적 수주액은 약 8500억원에 이른다.

공공사업은 정비사업과 같은 민간사업보다는 수익성이 크지 않다. 다만 관급공사인 만큼 안정적으로 도급액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자잿값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견 건설사 B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공사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사들은 공공사업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최근 들어 자잿값 하락으로 인해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최근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접 시행 확대 일환으로 민간참여 사업을 대폭 늘리기로 한 점도 중견사들에게는 긍정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LH 직접 시행 확대로 인한 물량 증가를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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