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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비싼 커피` 전략 통했다

  • 2014.07.04(금) 09:00

`프리미엄 전략` 컵커피 시장 1위
커피전문점 시장서도 잔잔한 돌풍

매일유업이 고급 커피 시장을 야금야금 먹고 있다. 몇 백 원 더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일유업 커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컵커피 시장은 ‘바리스타’로 경쟁사인 남양유업을 제치고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혔고, 커피전문점 시장에서는 ‘폴바셋’이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4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지난 4~5월 컵커피 시장 점유율(닐슨 기준)은 43.5%를 차지했다. 매일유업은 “컵커피 시장에서 2위와의 격차를 사상 최대 폭인 10% 이상으로 넓히며 압도적인 시장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 기간 2위 남양유업의 점유율은 33.4%. 그 뒤를 서울우유(8.7%), 빙그레(1%) 등이 잇고 있다.


분유업계 맞수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그간 컵커피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매일유업은 1997년 카페라떼를 출시하며 시장을 개척했고, 그 이듬해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로 대응했다. 두 업체는 ‘캔커피’ 시장에서 벗어나 컵커피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경쟁을 벌였다. 지난 17년간 치열한 1위 싸움은 작년 말부터 무게 중심이 매일유업 쪽으로 쏠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2011년부터 남양유업을 앞서긴 했지만, 엎치락뒤치락했다”며 “본격적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12월부터 2012년11월까지 일 년 간 컵커피 점유율은 매일유업(41.9%)과 남양유업(39.7%)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매일유업이 컵커피 시장에서 1위를 굳힐수 있었던 이유는 프리미엄 전략에 있다. 기존 카페라떼보다 500원가량 비싼 ‘바리스타’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았다.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고산지 원두’ 커피라는 마케팅 전략이 먹힌 것. 지난해에는 2012년보다 42% 성장하며, 매출 700억원을 넘겼다. 컵커피 시장도 2156억원(2011년), 2608억원(2012년), 3073억원(2013년) 매년 커지고 있다. 작년 5월 남양유업이 뒤늦게 고급 컵커피 ‘카와’를 출시했지만, 쓴맛만 봤다.

 

①1997년 처음 출시된 카페라떼(200ml) 현재 가격은 1300원. 캔커피만 있던 액상커피 시장에 컵커피라는 신시장을 개척했다. ②2007년 출시된 바리스타는 기존의 컵커피 시장을 한 단계 더 고급화했다. 현재 가격은 1900원(250ml). ③폴바셋 아이스 룽고 가격은 4600원. 스타벅스보다 700원 더 비싸다. ④풀바셋이 최근 출시한 '롱 블랙 드래프트'. 맥주를 연상시키는 이 커피 가격은 6300원.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폴바셋은 지난 2009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을 연 뒤, 현재 매장이 28개로 늘었다.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폴바셋의 룽고의 가격은 4600원. 한때 ‘된장녀’ 논란을 일으켰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3900원)보다 18% 가량 더 비싸다. 지난 4월 출시한 ‘롱 블랙 드래프트’ 커피는 한잔에 6000원이 넘는다.

하지만 단순히 쓴맛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원두 자체 맛이 ‘달콤 쌉쌀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폴바셋의 운영법인 엠즈씨드는 작년 하반기(6~12월) 25개의 매장으로 1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1억원. 사업이 커지자 매일유업은 작년 6월 폴바셋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엠즈씨드를 설립하며, 힘을 실어줬다. '타츠미즈시', '달', '정' 등 외식사업에서 잇따라 실패했던 매일유업이 거의 유일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곳이 바로 폴바셋이다.

 

엠즈씨드 관계자는 "올해 10개 가량의 신규 매장을 열 것"이라며 "적극적인 신규 매장 출점과 엄격한 품질 관리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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