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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트렌드 보고서] 지갑도 꽁꽁 얼었다.."올해는 양말·치약"

  • 2016.02.01(월) 17:01

불황으로 선물구입비 낮춰
5만원 이하 저가소비 뚜렷

 

두 아이의 엄마인 김수진(가명·38) 씨는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고생했을 아랫집 사람들을 위해 명절 때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올해도 설을 일주일께 앞둔 지난달 31일 주변 대형마트를 찾았다.

5만원대 안팎의 홍삼세트 앞에서 머뭇거리던 김 씨는 이내 2만~3만원대의 참치캔세트가 있는 진열대로 발길을 돌렸다. 대출원리금에 아이들 유치원비, 시댁과 친정 부모님 용돈, 조카들 세뱃돈까지 생각하면 2월 살림살이도 빠듯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랫집에는 매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며 씁쓰레하게 웃었다.

올해는 김 씨처럼 선물세트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예년 같으면 5만~10만원대의 선물을 장만했을 사람들이 5만원 이하 저렴한 선물을 고르는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옥션이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총 1252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선물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준비하겠다는 응답비중은 지난해 17%에서 올해는 31%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5만원 초과~10만원 이하를 준비하겠다는 비중은 30%에서 10%로 줄었다.

옥션 관계자는 "올해는 중간 가격대(5만~10만원)의 선호도가 줄어든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지난달 판매량에서도 양말이나 속옷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저렴한 실속세트가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소비의 중심축이 저렴한 선물세트로 이동하는 것은 다른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가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설선물 매출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2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비중은 64%로 지난해에 비해 12%포인트 늘었다. 특히 샴푸·치약·비누 등으로 구성된 1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는 28%로 급증했다.

송철욱 티몬 커뮤니케이션실장은 "객단가가 낮은 상품으로 구매가 몰려 넉넉한 인심을 주머니 사정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설선물 주머니사정을 엿볼 수 있는 대형마트의 사전예약 판매에서도 불황에 따른 저가형 소비 분위기가 뚜렷했다. 앞서 홈플러스가 한달간 진행한 설선물 사전예약판매에서 3만원 이하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달했다. 매출 상위 10위 안에는 모두 5만원 미만 선물세트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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