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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 성공기업 키워드는 '스피드'

  • 2016.05.10(화) 19:05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 '특허확보' 주력해 시간단축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전자의 스피드경영 도입해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이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에서 열린 '제2회 IP 서밋(SUMMIT)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최근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공통적으로 '빠른 속도'를 꼽았다.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벨레상스호텔에서 열린 '제2회 IP 서밋(SUMMIT) 콘퍼런스에 참석한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과 최창훈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무는 주력분야에 집중해 연구개발(R&D)을 효율적으로 진행한 것이 회사의 핵심 경영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 한미약품 "특허기술 다져놔야 R&D 빠르다" 


이 사장은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진출'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지난해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수출한 당뇨병 신약물질의 경우 2008년 후보물질 발견에서 지난해 기술수출을 이뤄내기까지 7년이 걸렸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주기를 4년으로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10여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지난해 총 8조원 규모에 이르는 신약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6여건의 잇따른 대규모 기술수출로 계약금만 6억5000만달러(7600억원)를 확보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단숨에 바이오·제약 분야 매출 1위에 올랐다.

이 사장은 "연구진과 경영진이 현안에 대해 자주 토론하며 연구 방향을 즉시 결정했다"며 빠른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그는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특허'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강력한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기반기술을 잘 다져놓으면 단기간에 많은 후보물질을 도출해 빠른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례로 후보물질을 찾는데만 3년씩 걸리던 기간도 특허기술을 확보해 놓으면 불과 몇 개월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기술과 관련한 특허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야 기술수출을 할 때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며 "특허출원에 공을 들여온 결과 최근 5년간 타 제약사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수익 중 지식재산권(IP)에 의해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세금을 우대하는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면 신약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삼성바이오 "위험부담 있어도 속도에 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 전무 역시 글로벌 바이오업체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속도'를 내세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신약을 본떠 만든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화학의약품과 달리 세포 등 생물체를 조작해 제품을 생산해 제조가 까다롭고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그룹의 바이오분야 계열사로 지난 2012년 2월에 설립됐다. 이 회사는 이어 2014년 12월 국내에서 첫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내놨으며, 지난 1월에는 회사 설립 4년만에 유럽에서 이 제품의 판매허가를 받아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는데 8~10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그 절반에 못미치는 기간 동안 성과를 이뤄낸 셈이다.

최 전무는 "이는 세계기록을 세운 것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속도면에서 내놓을만하다고 본다"며 회사의 4가지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동시에 13개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둘째는 삼성전자의 개발전략을 바이오 분야에 적용, 셋째는 다국적 제약사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 넷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통한 안정적인 생산시설 확보 등이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시장에 빨리 내놔야 하기 때문에 개발속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최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삼성전자는 전자제품의 수명이 짧다는 점에 대비해 시장착오를 최소화해야하며 오류가 생겼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업에 적용해 개발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개는 의약품 개발을 끝내고 허가를 받기 위한 제출자료를 만들지만 우리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인허가 자료를 거의 다 만들어놨다"며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진행해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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