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밍밍했나?'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해 출시한 저도주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ECLAT BY IMPERIAL, 이하 에끌라)이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저도주 위스키보다 알코올 도수를 5도 낮추고, 남성보다 여성을 공략하겠다는 에끌라의 파격적인 전략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주력제품인 임페리얼마저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에끌라는 올 1~4월 누적 판매량(주류수입협회 기준)이 7상자(1상자=500mL x 18병)에 불과했다. 4개월간 판매량이 고작 126병으로, 하루에 한 병 팔렸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넉 달간 7상자 팔았다는 것은 거의 단종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작년 7월 알코올 도수 31도의 에끌라를 출시했다. 에끌라는 임페리얼 등 기존 위스키(40도), 저도주 위스키 골든블루(36.5도)보다 알코올 도수가 확 낮았다.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에 석류향을 첨가한 에끌라는 여성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다. 남성이 지배하고 있는 위스키 시장에서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성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지난해 7~12월까지 에끌라 판매량은 215상자다. 지난해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판매량(33만5019상자)의 0.06%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올 1~4월 판매량은 7상자로 급감하며, '판매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경쟁사 성적과 비교하면 더 뼈아프다. 국내 저도주 위스키 열풍을 이끈 골든블루는 올 1~4월 10만6767상자가 팔렸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작년에 내놓은 저도주 윈저 더블유 아이스와 레어는 올 1~4월 3만4549상자 판매됐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지난 4월 선보인 저도주 그린자켓은 출시 한 달 만에 초도물량(약 10만병)이 모두 소진됐다. 페르노리카코리아 홀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끌라는 볼륨(판매 규모)을 높이기보다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을 노렸다"며 "여성을 위한 스피릿드링크라는 테스트 마켓을 시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주력 제품 임페리얼의 부진이다. 임페리얼은 올 1~4월 9만585상자가 팔리며, 전년동기대비 19.9% 감소했다. 이 기간 임페리얼은 골든블루에 밀리며 3위로 주저앉았다. 임페리얼은 37만5466상자(2014년), 33만5019상자(2015년) 등으로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30만 상자 선까지 붕괴될 가능성도 있다.
신제품과 주력제품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빠진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최근 임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했고, 장 마뉘엘 스프리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도 본사로부터 해임 통보받았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원들의 평가시기라 개인면담이 진행 중"이라며 "희망퇴직 여부는 개인적인 논의 내용이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