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저도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토종 위스키 '골든블루'를 겨냥해 '35 바이 임페리얼'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35 바이 임페리얼'의 알코올 도수를 '골든블루 사피루스'(36.5도)보다 더 낮은 35도로 내렸다. 그외 용량(450ml)과 출고가(2만6334원)는 두제품이 동일하다. 올해 골든블루에게 2위 자리를 빼앗긴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더 순한 술'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외부 경쟁에 신경쓰다보니, 회사 내부 가격정책에 일관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35 바이 임페리얼' 가격은 자매품인 '임페리얼 12년'(40도)과 같게 책정됐는데,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술값은 싸진다'는 업계 관례에 견주어 보면 다소 의외의 결정이다. 위스키 도수는 '위스키 원액에 물을 타는 방식'으로 낮추고 있어, 알코올 도수가 낮아질수록 원가가 절감된다. 하지만 35도짜리 '35 바이 임페리얼'과 40도짜리 '임페리얼 12년' 가격이 같아지면서 기존 '임페리얼' 고객의 혼선이 예상된다.
여기에 '35 바이 임페리얼'은 '나이'(숙성기간)가 없는 무연산인 데다 첨가물(마조람 추출물)이 들어가 주세법상 위스키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연산은 그간 위스키의 품질을 상징해왔는데, 한 회사 안에서 '12년산 40도 위스키'와 '무연산 35도 기타주류'가 같은 가격에 팔리게 된 것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품질을 증명하는 연산이 중요하다"면서도 "'35 바이 임페리얼'은 도수를 낮추면서 '임페리얼 12년'과 품질을 맞추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40도짜리 '임페리얼 12년'과 35도짜리 무연산 '35 바이 임페리얼'의 가격이 같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안 된다"며 "기존 임페리얼 고객 입장에서 혼동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가격 정책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것은 지난해 출시된 '임페리얼 네온'에서도 엿볼수 있다. '임페리얼 네온'은 알코올 도수 40도짜리 무연산 위스키로, 작년 10월 출시 당시 가격은 2만2385원이었다. '임페리얼 12년'보다 15%(3949원) 가량 싸게 책정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점주 입장에서 '임페리얼 네온' 한 상자(6병)를 사면, '임페리얼 12년'보다 2만3694원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페리얼 네온'은 올 9월 출고가가 5.8% 올랐다. 출시 일 년도 안 돼 가격이 인상된 것이다. 이 가운데 '35 바이 임페리얼'이 출시되면서, 35도짜리 무연산 '35 바이 임페리얼'이 40도짜리 무연산 '임페리얼 네온'보다 9.8%(2574원) 더 비싸졌다. 한 회사의 무연산 제품 내에서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 더 비싸게 팔리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