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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FC]①9년 고리(高利) 늪에 빠지다

  • 2016.08.05(금) 09:55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 작년 이자비용 148억
'거치 9년·이율 8%' 조건으로 해외펀드서 돈 빌려

최근 패스트푸드 회사 KFC가 징거버거 등 제품 가격을 최대 18% 내렸다. KFC가 가격을 내린 것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처음이다. 가격을 내려서라도 손님을 잡겠다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은 국내 외식업에 닥친 불황 탓만은 아니다. 지배구조 등과 얽힌 말 못할 속사정에 KFC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편집자]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KFC가 고리(高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털이 KFC를 운영하는 SRS코리아를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빚 탓이다. 매년 이자만 수백억원대에 이르는데 더 큰 문제는 이 차입금에 '9년 거치 일시상환' 조건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9년간 고스란히 수백억원대의 이자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KFC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 9년간 매년 수백억 이자

KFC가 고리의 늪에 빠진 것은 2014년부터다. 당시 KFC 경영권이 두산에서 CVC로 넘어갈 때다. CVC는 국내에 특수목적법인(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을 만들고,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가 SRS코리아를 인수하는 구조를 짰다.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는 인수대금 1000억원 중 815억원을 네덜란드에 위치한 CVC의 외식전문 투자펀드(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아시아B.V)에서 빌렸다.


인수합병(M&A)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인수대금을 조달하는 차입매수를 즐겨 쓰는 사모펀드 특성과 비교하면, KFC 거래도 특이한 것은 없다.

 

문제는 8%에 이르는 이자율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율 8%는 높은 수준이다. SRS코리아가 작년 하나은행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10억원) 이자율은 3.28%에 불과하다.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는 이자비용 탓에 허리가 휘고 있다. 작년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아시아B.V에 지급한 이자만 6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미지급이자 87억원까지 포함하면,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가 부담한 작년 한해 이자만 총 14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SRS코리아의 영업이익(11억)의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이 차입금은 ‘9년 거치 일시상환’이라는 조건이 붙은 장기차입금이다.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는 9년간 매년 수백원의 이자를 부담해야하는 반면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아시아B.V는 매년 수백억원의 고정 수입이 생긴 것이다. 국내에서 매년 수백억원의 이자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여기에 달러로 돈을 빌려 환율변동에 따라 차입금에 대한 환산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외화환산손실은 2014년 52억원, 2015년 45억원에 달한다.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아시아B.V는 작년 5월 차입금 중 일부(180억원)를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면서 차입금은 815억원에서 680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이자 부담은 큰 상황이다.

 

◇ 이자부담+실적악화 이중고

 

KFC는 이자부담과 실적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SRS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1747억원으로 2014년보다 7.9%(128억원) 늘었지만, 작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84%(58억원) 급감했다. 외식업계에 불어닥친 불황 여파 때문이다. 

 

특히 SRS코리아의 실적이 포함된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의 연결기준 실적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는 지난해 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RS코리아가 낸 영업이익(11억원)을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가 모두 갉아먹은 셈이다.

 

여기에 이자비용 63억원 등이 영업외비용으로 잡히면서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 당기순손실은 606억원으로 확 늘어났다.

 

비즈니스워치는 장기차입금의 이자율과 거치기간 등에 대해 KFC 홍보 대행사(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를 통해 SRS코리아 측에 여러차례 질의했지만, SRS코리아는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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