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2020년까지 만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외 만두 매출은 3300억원. 3년 뒤 매출을 3배 넘게 늘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지난 20일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현수 CJ제일제당 식품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만두가 생산되고 있다. '비비고왕교자'(오른쪽)는 출시 3년만에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
◇ 싸구려 냉동식품의 변신
자신감은 품질력에서 나온다. 몇 년 전까지 냉동 만두는 싸구려 취급을 받았다. 강기문 글로벌 R&D센터장(상무)은 "과거 냉동만두 속은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갈려있고, 만두 피는 뚝뚝 끊어졌다"고 말했다.
'이걸 한 번 바꿔보자'는 심정에서 나온 제품이 2013년 말 출시된 '비비고 왕교자'다. 고기를 갈지 않고 큼직하게 썰어 넣고, CJ 전분 기술을 활용해 피는 쫄깃하게 만들었다. 3년간 마케팅에 500억원, 연구개발(R&D)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시장판도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CJ제일제당 국내 만두 매출은 2014년 870억원에서 지난해 1950억원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냉동 만두 시장의 부동의 1위 해태제과 '고향만두'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강신호 식품사업부문장(부사장)은 "2013년까지 '고향만두'와 '백설만두'(CJ) 점유율이 20%대로 비슷비슷했는데, 2년 사이에 CJ 점유율은 40.3%(작년 11월 누계)까지 올라간 반면 해태는 17.7%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2000억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냉동 만두 시장도 4000억원으로 2배 불었다.
◇ "만두, 고추장 보다 더 빨리 세계로"
'매출 1조원' 목표를 달성 여부는 해외에 달렸다. 매출 1조원 중 70%(7000억원)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작년 해외 만두 매출은 1350억원으로, 3년 만에 5배 이상 매출을 불려야하는 상황이다. 만만치 않은 목표지만,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현수 부사장은 "국내와 미국이 상황이 똑같다"며 "'비비고만두'가 지난해 미국 코스트코에서 25년간 1위였던 만두 브랜드 '링링'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이 먹는 저품질 식품으로 취급받던 만두가 '비비고 만두'를 계기로 건강한 한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미국 매출은 2014년 650억원에서 지난해 1080억원으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해외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LA·뉴욕)과 중국(광저우)에 있는 해외 생산 거점을 독일, 러시아, 베트남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러시아 만두 '펠메니' 업체를 인수했고, 작년 말 인수한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제(Cau Tre)를 사들였다.
강신호 부사장은 "딤섬(중국)과 교자(일본), 라비올리(이탈리아), 짜조(베트남) 등 밀가루 반죽에 고기·채소를 넣는 래핑푸드(Wrapping Food)는 세계 어디에나 있다"며 "만두는 고추장보다 더 빨리 세계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