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계열사 롯데카드가 '다이렉트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핸드페이 기술을 선보이며 '유통과 핀테크 결합'을 추진한지 2년5개월만의 성과다.
|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 도입된 바이오인증게이트.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
16일 선보인 무인점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는 핸드페이를 비롯해 ▲무인 포스(POS) ▲바이오 인증 게이트 ▲전자가격태그(ESL) ▲스마트 담배자판기 ▲자동 개폐 쇼케이스 ▲스마트 CCTV ▲디지털 사이니지(DID) 등 7가지 첨단기술이 적용됐다.
◇ 무인 POS, 360도 스캐너로 제품 식별…손바닥 정맥으로 결제까지
무인 POS는 안내모니터와 컨베이어벨트, 상태표시등, 투입부센서, 상품스캐너, 결제모니터, 보조스캐너, 핸드페이, 결제부센서로 구성돼 있다. 안내모니터를 참고해 상품을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으면 상품스캐너가 360도 방향에서 바코드를 읽고 여기서 읽힌 정보가 결제모니터에 표시된다. 이 결제내역이 맞으면 핸드페이에 손바닥을 대 정맥인증으로 결제를 끝내면 된다.
정맥 인증은 정맥을 지나가는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되지 않았을 때 근적외선을 흡수한다는 원리에서 착안·개발됐다. 손바닥에 근적외선을 쏘면 정맥 모양을 읽을 수 있는데, 이 모양이 사람마다 달라 지문처럼 개개인을 구분할 수 있다.
다만 낱개상품이나 라이터처럼 바코드가 없는 일부 상품은 스캐너에서 식별이 까다로워 현재로서는 보조스캐너 사용이 권장된다. 김영혁 코리아세븐 기획부문장은 "사과나 당근 같은 바코드 없는 제품도 향후에는 무인 POS에서 결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모양과 크기, 무게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이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 담배자판기 눈길
국내 기술만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스마트 담배자판기도 주목받았다. 핸드페이 서비스와 연계해 청소년 담배 구매를 차단한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자판기 LCD 화면에 나타나는 48개 제품중 원하는 상품을 터치한 뒤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고 손바닥을 대 정맥 인증을 하면 된다.
다만 현행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상 비대면 성인인증이 불가능해 현재는 점포 백룸(back room)에 대기하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주류 구매도 마찬가지다. 롯데그룹은 직원이 없어도 구매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고객의 움직임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자동개폐 쇼케이스도 이번에 새롭게 구현된 기술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영업외 시간 등 손님이 없을때 쇼케이스를 차단해 에너지 손실을 최대 30% 저감하도록 고안됐다.
◇ 전자가격태그·스마트 CCTV 등 국내기술로 개발
바이오인증게이트와 전자가격태그(ESL), 스마트 CCTV, 디지털 사이니지 등 4가지 주요 기술은 모두 국내 기술만으로 상용화했다.
|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핸드페이 서비스에 가입한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
인가된 사람만이 오갈 수 있도록 해 도난 우려를 최소화한 바이오인증게이트는 핸드페이 결제처럼 손바닥을 대기만 하면 된다. ESL(Electronic Shelf Label. 전자가격태그) 기술은 4.2인치 3가지 색상 NFC(근거리무선통신) 모델이 적용됐다. 라벨에 제품명과 가격 등 기본적인 정보 외 QR코드가 포함돼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점포 차원에서는 도입 ELS를 통해 가격과 재고관리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 CCTV는 사람의 동작을 감지해 감지된 순간만 녹화가 가능하도록 구현됐다. 고객이 어디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어느 동선으로 움직이는지 정보를 분석해 상품 진열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영업을 하지 않는 시간에 사람 동작이 감지되면 본사에 팝업으로 알리고, 연기와 불꽃까지도 감지해내 화재에 신속 대응할 수 있다. 점포의 광고·홍보 기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디지털 사이니지는 콘텐츠를 원격에서 배포·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핸드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은 롯데카드 바이오인증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나 롯데카드 센터에 방문해 가입할 수 있다. 롯데카드에 등록된 정맥 정보는 보안을 위해 난수값의 형태로 저장되며, 금융결제원과 롯데카드가 각각 반씩 보관한다.
롯데그룹은 무인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오는 7월말까지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친 뒤 외부인에게 점포를 개방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