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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이익률은 왜 바닥일까

  • 2017.05.18(목) 18:10

운영사 코리아세븐, 3년째 1%대 영업이익률
경쟁 편의점 CU·GS25, 3~4%대 유지
마케팅비와 함께 로열티 부담 주목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이 경쟁사보다 낮은 이익률을 지속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요인과 함께 매출과 연동된 기술사용료(로열티)에 주목하고 있다. 로열티는 매출의 0.4~0.6%로 높지 않지만 마진이 크지않은 편의점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수익성 악화의 원인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 상대적으로 낮은 1.3% 영업이익률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운영) 영업이익은 10억원이다. 이 기간 매출은 864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1%에 불과했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면 1원이 남았다는 얘기다. 경쟁사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다.

세븐일레븐의 저조한 이익률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세븐일레븐 운영법인인 코리아세븐 감사보고서를 보면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째 1.3%에 머물렀다. 매출이 2014년 2조6848억원에서 2016년 3조7033억원으로 37.9%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3.9%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영업이익률이 1.3%대에서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경쟁사는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GS25(GS리테일 편의점 사업부) 매출은 2013년 3조2194억원에서 지난해 5조6027억원으로 늘었다. CU(BGF리테일 편의점 사업부) 매출도 지난해 5조원에 육박했다. GS25와 CU는 2014년부터 3년간 3~4%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표 = 김용민 기자]


세븐일레븐은 저조한 이익률의 원인으로 물류·마케팅 비용과 위탁점포 중심의 매장 운영방식을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는 100% 자회사에 물류를 맡기면서 비용을 아끼고 있지만 세븐일레븐은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에 외주를 맡기고 있다"며 "여기에 경쟁사보다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올 1분기 세븐일레븐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으로 포켓몬고의 운영사 미국 나이앤틱과의 제휴를 꼽고 있다. 올해 초 세븐일레븐 매장에 포켓몬고 체육관과 포켓스톱을 도입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관계자는 "본사가 임대료 등을 투자하는 위탁점포가 경쟁사보다 많은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점포는 본사가 직접 매장을 개설하고 개인에게 편의점 운영만을 맡기는 방식으로 본사 입장에선 가맹점포보다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현재 세븐일레븐 가맹점과 직영·위탁점포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 세븐일레븐만의 고비용 구조 있나

물류비용과 매장운영 방식을 감안하더라도 업계는 세븐일레븐의 낮은 이익률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세계적인 브랜드인데다 유통강자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이기 때문이다. 물론 세븐일레븐 매장수가 8700여개로 경쟁사 CU·GS25(각각 1만1400여개)보다 적은 상황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있어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통상 자체 물류시스템을 활용하지만 외부 2~3곳의 물류망도 함께 쓰고있다"며 "물류비용은 모든 업체에 적용되는 요소로 세븐일레븐의 저조한 수익성의 원인으로만 볼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탁점포 또한 초기 본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본사가 더 많은 이익을 챙겨가는 구조"라며 "위탁점포가 장사만 잘된다면 수익성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 = 이명근 기자]

업계는 세븐일레븐의 저조한 수익성의 원인중 하나로 로열티를 지목하고 있다. 현재 코리아세븐은 미국 세븐일레븐(7-Eleven, Inc)에 순매출의 0.6%를 기술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로열티가 수익성에 영향을 줄 만큼 비중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회사 설명대로 로열티 비중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금액으로 보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코리아세븐 기술사용료는 246억원에 이른다. 업계 영업이익률이 3~4%대에 머물 정도로 마진율이 낮은 편의점업계 특성상 로열티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여기에 로열티가 매출이 연동되면서 로열티는 매년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이는 일본계 편의점 미니스톱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미니스톱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722억원과 3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3%에 불과했다. 한국미니스톱은 매출의 0.4%를 로열티로 내고 있는데 지난해 로열티는 54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롯데 유통망을 가진 세븐일레븐의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면서도 "로열티 등 경쟁사에 비해 고비용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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