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다. 영등포역 민자역사 상업 시설 신규 운영자로 롯데쇼핑이 선정됐다. 그동안 영등포역사 운영권을 둘러싸고 롯데, 신세계, AK 등 유통 강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자금력과 운영 노하우에 앞서는 롯데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도전자들의 의지도 만만치 않아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28일 한국자산관리공단 전자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에 따르면 영등포역 상업 시설을 운영할 신규 사용자로 롯데쇼핑이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간 영등포역사 상업 시설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입찰은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진행됐다. 롯데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최종 승자가 됐다.
영등포역사 상업 시설 운영권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곳이 알짜 매장이어서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5만 명에 달한다. 그만큼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1987년부터 지금까지 32년간 영등포역 상업 시설을 운영해 온 롯데는 이곳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열고 연 매출 5000억 원을 거둬들였다. 롯데백화점 전체 매장 중 5위에 해당하는 매출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로서도 반드시 이곳을 지켜내야 했다. 반면 최근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긴 신세계는 이번이 설욕할 기회였다. 영등포역 근처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을 운영하고 있어 영등포역사를 운영권을 확보, 향후 이곳에 '신세계 타운'을 건설할 계획을 세워뒀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도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걸고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K의 경우는 더욱 절박했다. 오는 8월 구로점의 영업 종료가 예정돼있는 터라, 서울 서남부권에서의 사업 확대를 위한 포스트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AK도 의욕적으로 이번 입찰에 참여했지만, 사업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제 AK에게 남아있는 서울 매장은 'AK&홍대'밖에 없다. AK로서는 향후 서울 지역 상권 공략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운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탄탄한 자금력에 알짜 매장을 신세계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자존심까지 걸려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격차를 크게 벌리기 위해 예상보다 높은 액수를 써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신세계도 이번에는 질 수 없다는 정서가 강해 예전과 달리 공격적인 베팅을 할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최종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많았다.
롯데는 이번 입찰에서 승리하며 향후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은 지난 30년간 운영해온 영등포점의 신규사업자로 재선정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새롭고 편리해진 쇼핑공간과 다양한 볼거리로 더욱 사랑받는 백화점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