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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는 '글로'…BAT코리아는 무리수 논란

  • 2019.07.05(금) 14:55

전자담배 경쟁서 밀리며 한국인 법인장 발탁 등 쇄신
'켄트' 3500원에 재출시…저가 마케팅·시장 교란 논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글로'로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BAT코리아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자담배 시장에선 후발주자인 KT&G 등에 밀려 점유율이 떨어지는 분위기고, 이와 맞물려 일반 담배를 포함한 전체 담배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쪼그라들면서 사면초가에 몰리는 모습이다.

이에 BAT코리아는 조만간 최초로 한국인 법인장을 선임하는 동시에 글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글로 프로'와 '글로 나노' 등을 출시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최근 켄트 제품을 국내에 재출시하면서 저가 마케팅을 펼치는 등 점유율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업계에선 BAT코리아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기선을 잡지 못한 탓에 앞으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실적 악화' BAT코리아, '최초 한국인 법인장' 내정

BAT코리아는 지난달 신임 법인장으로 김의성 전 사노피-아벤티스 컨슈머헬스케어 대표를 내정하고 이달 중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BAT코리아가 한국인을 법인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가 BAT코리아의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BAT코리아는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던힐 등을 앞세워 국내 담배시장에서 2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12%까지 떨어지면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BAT코리아의 매출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BAT코리아의 연간 매출은 지난 2010년 5870억원가량에서 지난해는 3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7년 3800만원으로 줄더니 작년엔 7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글로의 부진에다 광고선전비를 늘리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국내 담배시장에선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벌써 10%대로 진입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담배시장이 재편되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BAT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가운데 액상형 제품도 당장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글로 신제품·켄트 출시…저가 마케팅 논란도 

BAT코리아 측은 김의성 신임 법인장 내정 외에 글로 신제품 출시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우선 가열 방식을 개선한 '글로 프로'와 기기의 크기를 더욱 줄인 '글로 나노'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일반 궐련담배 제품인 켄트를 국내에 재출시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출시 초기 8주간 판매 가격을 3500원으로 책정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 교란'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물론 일반 궐련 담배에서도 계속 밀려나자 무리하게 가격을 내렸다는 게 경쟁사들의 시각이다. 담뱃세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외국산 담배를 찾던 젊은 층들이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분위기가 있어 필립모리스나 BAT코리아 등 글로벌 업체들은 전자담배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분위기"라며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BAT코리아가 처한 환경이 좋지만은 않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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