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LG생활건강은 웃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울었다. 매출은 비슷했지만 수익성에선 2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LG생명과학은 국내·외에서 개별 뷰티 브랜드의 고른 성장으로 호실적을 이어간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일부 뷰티 브랜드 로드숍의 매출 급감 그리고 국내외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각기 다른 사업전략이 차이를 만들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중저가 브랜드를 과감하게 철수하고 럭셔리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진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늘렸지만 아직까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 럭셔리 브랜드로 두 마리 토끼 잡은 LG생활건강
1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LG생활건강은 3조 7073억원, 아모레퍼시픽은 3조 2113억원으로 매출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이 견고하게 성장하며 주요 사업분야인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럭셔리 이미지를 내세운 '후'는 다양한 캠페인과 스페셜 에디션 출시를 통해 매출이 24%나 성장했다.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인 '숨마'와 '더 퍼스트'도 각각 67%, 43%에 달하는 고성장을 보이면서 브랜드별 럭셔리 포지셔닝을 강화했다. 프리미엄 더마코스메틱 'CNP' 매출도 28% 증가했다.
덕분에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6236억원, 순이익 4373억원으로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실현했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럭셔리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매출과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해외사업은 중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모두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특히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에선 매출이 30%나 늘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실적이 계속 나빠지던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중국 로드숍 매장을 아예 철수하는 강수를 두면서 악재를 최소화했다.
◇ 아모레퍼시픽, 로드숍 매출 타격 및 마케팅 투자로 부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어준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과 수익성에서 2인자로 남았다. 아모레퍼시픽과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뷰티 계열사 매출이 3조 3764억원, 퍼시픽글라스과 오설록 등 비뷰티 계열사는 858억원 등 주요 사업분야 매출은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올 상반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3153억원, 순이익은 23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9.7%, 30.6% 감소했다. 주사업인 뷰티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1분기에 28%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엔 34.5% 줄면서 감소폭이 더 커졌다.
수익성 악화는 개별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로드숍 부진 때문이다. 이니스프리는 2분기에만 영업이익이 29% 줄었고, 에뛰드는 적자폭을 좁혔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중국에서 중저가 브랜드를 철수한 LG생활건강과 달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니스프리와 마몽드의 현지 마케팅 투자를 더 늘렸다. 이니스프리의 매장 리뉴얼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교체, 판촉활동 등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지만 매출 증가율은 2~3% 수준에 그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글로벌 성장을 위해 해외에서 브랜드와 판매채널 다변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브랜드별 핵심 카테고리의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의 비중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중국 최대 소비 이벤트인 11절을 앞두고 알리바바 및 JD닷컴과의 브랜드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중국 성장률의 턴어라운드 및 점진적인 밸류에이션 회복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