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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첨단바이오법이 '인보사' 양산법이라고?

  • 2019.08.12(월) 10:36

바이오의약품 조건부허가 요건 오히려 더 강화
신산업 활성화·국민건강 증진 취지 일단 믿음을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첨단바이오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안의 이름이 길고 복잡한데요. 특히 식약처장이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허가·심사 신속처리 대상을 지정해 맞춤형·우선 심사와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지나치게 길고 복잡한 심사 절차를 건너뛰고, 더 쉽게 또 더 빨리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건데요. 문제는 졸속·날림심사 가능성입니다. 일각에선 제2의 인보사를 양산하는 법안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는 국내에서 2017년 허가받아 시판됐죠. 인보사는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2년간 관절염 치료제로 쓰이다 미국 임상3상 직전 주성분 중 일부가 다른 세포로 밝혀지면서 식약처가 부랴부랴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내렸습니다. 다만 코오롱생명과학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허가 취소는 일단 보류된 상태죠. [인보사 결국 허가취소…코오롱, 소송 '맞대응']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2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19년 글로벌 바이오컨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식약처)

첨단바이오법 제정 이전에도 약사법 제35조에 따라 임상1상과 2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경우 나중에 임상3상을 하는 조건으로 먼저 허가를 내주는 조건부허가 제도가 있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대한 질병이거나 ▲기존 치료법이 없거나 기존 치료에 비해 의미 있는 장점이 있거나 ▲임상적 유의성을 예측할 수 있는 경우 등의 기준을 충족하면 신속심사(조건부허가)가 가능했죠.

그러다 보니 일부 보건의료단체들은 바이오의약품의 임상3상 면제라는 측면만 부각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건데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법안을 보면 기존 조건부허가의 3가지 요건 중 바이오의약품이 임상3상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경우를 대체의약품이 없는 암과 희귀질환으로 제한해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인보사와 같은 골관절염 치료제는 조건부허가가 불가능한 반면 치료제가 없어 죽음을 앞 둔 암이나 희귀질환 환자들에게만 한가닥 희망을 남겨둔 겁니다. 정부 역시 약사법과 동일한 수준으로 임상시험과 조건부허가, 사후관리 등을 꼼꼼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첨단바이오법은 이밖에 ▲세포의 채취·검사·처리를 전문하는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제도 신설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마련 및 시판허가 후 장기간 추적관리 의무화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받은 곳만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허용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전 연구대상자 동의 ▲첨단재생의료 연구계획에 대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활성화는 물론 재생의료 분야 임상연구부터 바이오의약품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에 거쳐 철저한 안전관리도 중요한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 건데요. 기존 법안은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아 그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던 만큼 별도로 법안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거죠.

정부와 기업 모두 새로운 출발점에 섰습니다. 전문인력 확충을 비롯해 갈 길도 먼데요. 따라서 무조건적인 반대로 바이오산업의 발목을 잡기보단 신산업 활성화와 함께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법안의 취지를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에 먼저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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