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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첨단바이오법 수혜 얼마나 될까

  • 2019.08.20(화) 15:02

암 및 희귀질환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단계 수백여개
전임상‧2상 성공률 낮아 100개 중 10개 미만 수혜 전망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첨단바이오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바이오업계가 쾌재를 부르고 있는데요. 암 및 희귀질환 관련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신속허가·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는 데다 임상1·2상 결과만으로 품목 허가와 출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첨단바이오법 대상이 되면 개발 기간을 3~5년가량 단축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품목들이 이 혜택을 받게 될까요? 현재 국내에서 연구개발 중인 암 및 희귀질환 바이오의약품은 수백여 개에 달합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 중인 희귀질환 관련 바이오의약품은 64개고, 이중 세포치료제(면역세포 또는 줄기세포)가 31%인 20개에 달했습니다.

희귀의약품 영역에선 세포치료제가 대세를 차지하고 있는 거죠. 줄기세포가 환자의 손상된 세포와 조직 복원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에서 더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전자치료제는 암에 특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 유명 헐리우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 과정에서 유방암으로 사망한 어머니와 같은 유방암 유전자를 발견하고 유방 절제 수술을 하기도 했었죠.

한국신약연구개발조합에서 발표한 2018첨단바이오의약품개발백서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는 암 질환 임상이 172편으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구분되는 선천성 유전질환 치료제 임상은 41편으로 4분의 1수준이었습니다.

특히 합성의약품 신약은 더 이상 개발할 의약품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미 포화상태여서 후발주자인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바이오의약품에 더 집중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첨단바이오법을 두고 '인보사' 양산법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업계는 실제로 최종 허가에 이르는 품목이 많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 이유는 낮은 임상성공률 때문인데요. 첨단바이오법의 조건부 허가 기준을 충족하려면 임상2상까지 반드시 진행해야 합니다. 문제는 전임상과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등 4가지 임상 단계 중 동물시험 단계인 전임상 통과가 가장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죽음의 계곡'으로도 불리는데요. 일단 전임상을 통과하면 개발 성공률은 10~30%까지 높아집니다.

전임상을 넘어서면 임상 1상에서 2상으로 전환 성공률은 63.2%에 달합니다. 이 단계에선 주로 약효보다는 안전성을 검증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임상 단계 대부분의 항목에서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이죠. 반면 임상 2상의 전환 성공률은 1상의 성공률보다 현저히 낮은 30.7%에 불과한데요. 전임상을 제외한 임상1~3상 중에서 성공률이 가장 낮습니다.

'죽음의 계곡'인 전임상을 넘어서라도 전체 의약품 후보물질의 임상 1상부터 품목 승인까지 성공률은 9.6%에 불과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11.6%로 두 배가량 높긴 한데요. 다만 이는 전체 질환군을 대상으로 한 통계일 뿐 암과 희귀질환으로 축소할 경우 가능성은 더욱 낮아집니다.

첨단바이오법은 그 대상으로 암과 희귀질환 치료제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결국 이 법의 수혜를 입는 바이오의약품은 100개 품목 중 1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깁니다. 희귀질환의 경우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환자 모집이 매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첨단바이오법의 부작용을 경계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건데요.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보사 사태로 첨단바이오법에 우려가 많지만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평가와 허가·심사 등 관리체계가 명확해지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더 크다"면서 "다만 바이오산업 육성과 함께 국민 안전까지 확보하려면 정책을 이끄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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