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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도, 헬릭스미스도 임상3상 실패 미리 알았나

  • 2019.10.01(화) 10:15

신라젠‧헬릭스미스, 공식 결과 발표 전 주식처분
내부정보 이용 및 공시 의무 위반 등 의혹 제기

대표 바이오기업들이 잇달아 글로벌 임상3상에 실패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사실 신약 개발 실패 자체로 큰 문제를 삼긴 어렵다. 원래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은 데다 특히 임상3상은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탓에 '죽음의 계곡'으로 꼽히는 탓이다. 오히려 실패를 더 장려할 필요도 있다.관련 기사: [기자수첩]다시보자! 신약 기술수출

문제의 심각성은 임상3상 실패와 함께 바이오기업 경영진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데 있다.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모두 임상3상 실패 소식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최대주주 일가나 주요 임원들이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뢰도와 도덕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모두 임상3상 실패 가능성을 훨씬 이전에 직간접적으로 인식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는 물론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헬릭스미스, 약물 혼용 미리 알았나

헬릭스미스는 김선영 대표가 지난 26일 보유주식 278만 8847주 가운데 10만 주를 7만 6428원에 매각했다. 사유는 신한금융투자에서 빌린 240억원의 주식담보대출 중 연장이 불가한 140억원을 갚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주식 매도 자금과 보유현금으로 지난달 30일자로 대출금을 상환했다. 김 대표는 KB증권과 삼성증권에서도 각각 7만 7400주, 삼성증권 3만 8121주 규모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으며, 만기는 이번 달 28일과 내년 2월 6일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김용수 전 헬릭스미스 대표의 아내와 자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각각 2만7291주 중 2500주와 6525주 중 500주를 17만원대에 매도했다. 이 또한 삼성증권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 일부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영 대표의 주식 매각은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한 23일 이후인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용수 전 대표 일가의 경우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에 주식을 매각한 탓에 내부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헬릭스미스 측은 지난 2018년 8월까지 대표를 맡았던 김용수 전 대표 일가족이 매도한 주식은 보유주식 42만 주 중 3000주에 불과한 만큼 우연의 일치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시기적으로 23일 임상 무산 발표 바로 직전이어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와는 별도로 헬릭스미스 측이 이번 임상3상 무산의 원인이 된 약물 혼용 사실을 이미 몇 달 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돌았던 소문 때문이다. 임상3상에서 사용한 약물의 라벨이 잘못돼 3상 데이터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유전자 치료제인 엔젠시스(VM202)와 위약의 약병 이름이 바뀌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됐다.

헬릭스미스는 당시 "라벨링이 잘못됐다면 완제품을 만드는 위탁생산업자(CMO)에서 터졌을 것"이라며 단순 루머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루머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지난 이미 7월 내부적으로 약물 혼용 정보를 알고도 쉬쉬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신라젠, 바이오사업 내세워 돈놀이

신라젠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미국 임상3상이 무산되기 1년 전 보유주식 518만 7772주 중 156만 2844주를 처분해 1300억원대 수익을 챙겼다. 이후 개인적으로 부동산에 대거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바이오사업을 내세워 돈놀이를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관련 기사: 문은상 신라젠 대표, 회사 주식 팔아 부동산 투자

임상3상을 확신하고 있다던 문 대표가 임상3상 결과 발표 전에 대거 주식을 처분해 부동산을 샀다는 사실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의 친인척 4명도 그 시기에 800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사유는 모두 개인 사정이었다. 신라젠 임원이던 신현필 전무의 경우 임상3상 실패 발표를 채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88억원 규모의 주식을 전량 매도한 후 회사를 떠났다.

결과적으로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모두 임상3상 실패 가능성을 직간접적으로 미리 인지하고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신라젠의 경우 이미 검찰이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에 나선 상태다. 헬릭스미스 역시 내부정보 이용은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임상3상 무산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시의무 위반과 함께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의 기술수출을 이끌었던 한미약품이 2016년 늑장공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이후 다수 기업들이 공시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라며 "제약‧바이오업계에 다시금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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