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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융복합]②개방형 혁신을 외치다

  • 2019.12.31(화) 14:42

폐쇄형 대비 개방형 혁신 신약 개발 성공률 3배↑
올해 유한양행·GC녹십자 등 8조 기술수출 '쾌거'
최첨단 기술융합 다각적 오픈 이노베이션 '주목'

최근 몇 년 사이 산업계 전반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의미한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전 산업계가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과의 융합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 역시 기대가 크다. 국내에선 지금까지 이렇다 할 혁신 신약(First in class) 개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약‧바이오 산업의 현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분석해고자 한다. [편집자]

제약‧바이오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생산성 향상과 기술수출 등 혁신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협력을 강화하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맞물려 있다.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약 개발은 외부 연구개발 자원을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폐쇄형 혁신에서 신약 개발 성공률은 11%에 그쳤지만 개방형 혁신에선 34%로 3배 이상 높았다. 그러자 그동안 자체 역량만 고집했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점차 외부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이는 개방형 혁신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개방형 혁신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데 국내에선 기술을 수출‧도입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한 라이선싱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수출은 계약금 외에 연구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과 개발 성공 시 판매에 따른 로열티까지 추가로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술수출에서 얻은 수익을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올해만도 유한양행과 GC녹십자, JW중외제약과 SK바이오팜, 알테오젠, 레고켐바이오 등 10여 곳이 기술수출 쾌거를 이뤄냈다.

유한양행은 지난 1월과 7월 각각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두 회사와 맺은 계약 규모는 총 16억 5500만 달러(한화 약 1조 9000억원)에 달한다.

알테오젠은 지난 11월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환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 기술을 총 13억 7300만 달러(약 1조 6000억원) 규모로 10대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했다.

또 SK바이오팜은 지난 2월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사에 5억 3000만 달러(한화 약 6000억원) 규모로 뇌전증 치료제 신약 물질인 '세노바메이트'를 기술수출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1억 달러에 달해 로열티를 제외한 올해 기술수출 계약금 중 가장 큰 액수다. 해당 물질은 지난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7월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물질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총 11억 유로(약 1조 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큐라티스와 레코켐바이오, JW중외제약, 티움바이오 등을 더하면 올해 기술수출 규모는 8조원을 넘는다. 지난 1월과 4월 각각 중국과 일본 제약사에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기술수출한 GC녹십자의 경우 두 건 모두 계약 규모가 비공개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기술수출 규모는 더 크다. 지난 2017년 1조원에 불과했던 기술수출 규모가 지난해 5조원, 올해는 8조원을 넘어서며 개방형 혁신의 성과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업계는 차세대 기술과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향후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개방형 혁신이 이뤄지면서 그 결실이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기업과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제약업계도 단순 기술이전을 넘어 디지털 등 최첨단 기술과 융합으로 신약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는 다각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할수록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도 빠르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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