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라이선싱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신약 플랫폼'부터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대표와 한성호 지뉴브(GENUV)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24일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2020’에서 글로벌 라이선싱을 이끌어내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신약 플랫폼을 꼽았다.
◇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보유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신약 개발의 리스크는 줄이고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파트너십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이 중요하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은 초기기술이전을 통해 비용절감은 물론 대외적인 기술력 인증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두 종류의 항원을 결합하는 이중항체(BsAb) 플랫폼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중국 바이오텍 I-Mab과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T(Grabody-T)'와 '그랩바디-I(Grabody-I)' 플랫폼을 기반한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2개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홍콩 상장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이중항체 플랫폼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에는 'ABL901'의 대량생산 계약을 맺기도 했다. 다국적 바이오기업 하이파이바이오 테라퓨틱스(HiFiBiO Therapeutics)와 공동 개발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도 소개했다.
이 대표는 “대규모의 파마 딜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지만 한국 바이오텍은 해외 기업들에 비해 아직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임상을 통한 검증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5년간이 중요한 핵심 기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가 출범한 지 아직 4년밖에 안돼 초기단계에 있다”면서 “향후 파트너사들과 강력한 임상팀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지뉴브,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의 지식재산권 전략 강조
이날 한성호 지뉴브 대표도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을 소개하며 지식재산권(IP)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뉴브는 에이비엘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올해 창립 4주년을 맞은 연구중심 바이오텍 스타트업이다.
지뉴브는 세포의 표현형(phenotype) 분석을 통해 독성 유발 물질은 걸러 내고 분화 유도 효능이 있는 물질을 선별하는 ‘아트리뷰(ATRIVIEW)’ 플랫폼을 개발했다. 질환 모사 환경에서 세포 사멸없이 분화를 유도하는 물질을 발굴한다. 이 플랫폼을 통해 신경신생 및 신경보호효과를 나타내는 저분자 재창출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했다. 또 새로운 기능을 갖춘 마우스 항체를 발굴하는 샤인마우스(SHINE MOUSE) 플랫폼 기술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한양대 산학협력단과 '비대칭형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개발을 위한 협력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타깃을 동시에 인식하면서 단일클론항체와 구조적으로 유사해 효능과 안정성이 뛰어난 비대칭형 이중항체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 대표는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환분야에서 새로운 기전의 혁신적 신약개발을 이룰 것”이라며 “국내 임상과 병행해 향후 글로벌 라이선싱 전략도 수립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라이선싱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권(IP)도 주요하다”면서 “혁신적인 플랫폼과 독창적이거나 틈새를 겨냥한 후보물질 타깃에 대한 IP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뉴브는 국내 대형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 변리사들을 임원으로 두면서 특허와 경영전략 수립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식재산권으로 특허 보호를 보장하고 이후 신약 후보물질의 개념증명(POC)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라이선싱 아웃과 공동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게 지뉴브 전략이다.
한 대표는 “바이오텍 비즈니스에서 IP는 매우 중요하다”라며 “IP와 임상을 통해 개발한 플랫폼의 시장성과 공정가치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