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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의약품 허가 심사…'부실한 이유'있었다

  • 2020.10.16(금) 10:02

리아백스‧유토마외용액 등 부실한 자료로 조건부허가
심사인력 충원‧허가 담당 심사관 처벌조항 등 필요

보건당국의 허술한 의약품 허가‧심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다. 의약품 허가자료와 심사위원의 검토단계에서 이미 예견됐지만 식약처가 이를 묵과했다는 근거가 나오면서 파장은 더욱 클 전망이다.

◇ 해외서 임상3상 실패한 '리아백스'에 조건부허가

젬벡스앤카엘은 지난 2014년 혈청 이오탁신 농도가 81.02pg/㎖를 초과하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들의 치료제로 리아백스주의 국내 허가를 받았다. 당시 허가 이후 임상3상 진행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허가였다. 국내에서는 21호 신약 타이틀을 달고 주목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아백스의 작용 기전과 이오탁신 농도의 상관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허가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3상 결과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음에도 국내에서는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또 강윤희 전 식약처 임상심사위원도 지난해 8월 리아백스의 의학적 근거 미비를 발견하고 뒤늦게 허가 취소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묵살됐다. 현재는 조건부허가 기간이 만료되면서 지난 8월 품목허가가 취소된 상태다.

특히 리아백스의 품목허가 신청 두 달 전 식약처 허가심사조정과장이 젬백스 부사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까지 받고 있다.

◇ 유토마외용액, 생산원료 증명서와 허가자료 '간극' 무시

영진약품의 아토피 치료제 ‘유토마외용액’도 부실 허가 의혹을 받고 있다. 유토마외용액은 KT&G가 약 5년간 임상을 통해 개발한 아토피 치료제다. 2017년 KT&G생명과학은 영진약품에 인수합병됐다.

문제는 유토마외용액의 원료에서 불거졌다. 유토마외용액은 돼지 폐에서 추출한 극성 인지질을 주원료로 한다. 식약처는 허가 당시 원료제조소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하는 등 허가 단계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유토마외용액의 허가자료에는 돼지 3000마리의 폐를 적출해서 생산원료를 만들었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공익신고에 따르면 도축 검사증명서에는 돼지 800마리를 도축했다고 기재돼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 허가자료와 도축 검사증명서상 명백한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적발하지 못하면서 의약품 허가가 탁상행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유토마외용액은 조건부허가 요건인 재심사 관련 자료를 세 차례나 제출하지 않으면서 지난 2018년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부족한 심사인력 악용…인력 충원‧담당 심사관 처벌 등 검토

유토마외용액과 리아백스의 공통점은 부실한 자료로 조건부허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식약처의 허가품목 현황을 보면 지난 10년간 허가한 의약품은 1만 5938건이었다. 이중 자료 보완이 요청된 횟수는 1만 3224건으로 무려 82.9%에 달했다. 10건 중 8건은 제대로 된 허가서류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사인력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미국은 심사관이 500여 명에 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15명에 불과했다. 심사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를 악용해 부실한 허가자료도 일단 내고보자는 심산으로 허가를 신청하는 기업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역시 허가 자료와 실제 주성분이 다른 중대한 사안을 허가심사 단계에서 잡아내지 못했다. 부실한 의약품 허가‧심사가 고질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심사인원 확충과 심사체계 확립에서 나아가 담당 심사관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허가심사는 자료 검토 수준이어서 내‧외부 공익신고가 아니면 허위자료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다”며 “심사 전문인원을 늘리고 새로운 허가 시스템을 확립해 허가 전문성을 높이고 부실 허가‧심사시 담당 심사관에 대한 법적 처벌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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