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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6년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반전'

  • 2020.10.12(월) 16:43

'지난 정권 유물·관제 행사' 비판에도 이어온 '코세페'
코로나19 타격 업체들 너도나도 참여…긍정적 평가도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관제 행사', '억지 세일'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라는 행사를 아시나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만들어진 뒤 올해까지 6년째 이어오고 있는 행사입니다.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도 불립니다. 정부가 깃발을 꽂고 민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국가적인 '세일' 행사를 벌이는 건데요. 전 세계적으로 11월이면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행사가 벌어지는 것에 발맞춰 만든 행사입니다.  

이 행사는 지난 5년간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사실상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이니만큼 '관제 행사'라는 이름표가 따라붙었죠. 여기에 할인 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미국의 경우 유통업체가 물품을 직접 사들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재고가 쌓이게 됩니다. 이에 따라 대폭 할인해 재고를 '털어내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유통 업체들은 장소만 빌려주고 제조업체가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통 업체가 재고를 한꺼번에 털어낼 필요가 없는 겁니다. 결국 할인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요. 그간 코세페는 매년 열릴 때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 폭도 제한적인 데다, 참여 기업도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조금 분위기가 다릅니다. 일단 행사에 참여한다는 업체가 급증했습니다. 코세페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참가 기업이 1000곳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참가 기업 수는 지난 2018년 451곳에서 지난해 704곳, 올해 1000곳 이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유독 증가 폭이 큰 게 사실입니다. 올해 참가 신청 기간은 오는 31일까지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코세페에 호응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걸까요. 참가 신청을 한 업체들에 그 힌트가 있습니다. 코세페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 신청을 한 기업 중 제조업체들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지난해 행사에 참가한 제조업체는 345곳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681곳이 신청했습니다. 반면 유통 업체의 경우 지난해 256곳에서 올해 249곳으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 소비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조 업체의 창고에는 만들어만 놓고 팔지는 못한 '재고'가 쌓여있을 거라는 설명입니다. 결국 제조 업체들에게 올해 코세페는 그나마 하나라도 더 팔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입니다.

사실 코세페의 '기원'을 살펴보면 올해의 '깜짝 흥행'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코세페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내수가 침체하자 정부가 이를 되살리기 위한 차원에서 만든 행사입니다. 첫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해 다음 해부터는 '코세페'로 확대했습니다. 제조 업체들은 당시에도 워낙 어려웠던 만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행사가 하나라도 더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유통 업체들이 코세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올해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유통 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들의 타격이 컸습니다. 최근에서야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유통 업체들은 이런 분위기가 11월 코세페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코세페와 별개로 11월 즈음이면 대규모 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11월 할인 행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11번가의 '십일절'이나 이베이코리아의 '빅스마일데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유통 업계에서는 '11월의 쇼핑 대전(大戰)'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물론 올해도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대체로 행사 기간이 '코세페'와 겹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민간의 행사와 정부의 행사가 겹치니 김이 새는 것 아닐까요?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은 다릅니다. 업체들은 코세페에도 참여하고, 자체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되레 두 행사를 같이 진행하면 소비자들이 더 몰리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소비 시장 자체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은 최근 꾸준하게 11월에 대규모 행사를 마련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코세페의 경우 주로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온·오프라인에서 너도나도 할인 행사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세페가 '11월 쇼핑 대전'의 분위기를 붐업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코세페를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기획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아무래도 오프라인 점포에 사람들이 북적대면 위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행사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과연 올해 코세페의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제조 기업들과 유통 업체들의 '간절함'은 느껴집니다. 지난 메르스 때 탄생했던 취지에 맞게 올해 코세페는 기업들에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해 코세페의 캐치프레이즈도 '대한민국 쇼핑주간, 힘내요 대한민국'이라고 하네요. 제조업체도, 유통업체도, 소비자들도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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