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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역대 최대 실적…3조 클럽 가입

  • 2023.02.15(수) 07:19

'2분기 국내 적자'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늘어
내년까지 음식료 업종서 이익 성장률 '톱'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농심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 국내 부문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하반기 큰 폭으로 회복하며 전년 대비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야기하며 3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앓는 소리 하더니…'3조 클럽' 가입

농심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1291억원, 영업이익 1122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5%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농심의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의 호실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농심의 매출은 2021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1분기 6344억원이었던 농심의 분기 매출은 2분기 6479억원, 3분기 6730억원, 4분기 7077억원으로 성수기와 비성수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우상향했다. 

농심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에도 1분기 7363억원, 2분기 7562억원에서 3분기 8130억원, 4분기 8236억원으로 늘었다. 농심의 분기 매출이 8000억원을 넘어선 것도 사상 처음이다. 2년 새 6000억원 초반이었던 분기 매출이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2분기에 24년 만의 국내 부문 적자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던 영업이익도 하반기에는 만회에 성공했다. 특히 4분기에는 영업이익 463억원을 기록하며 이익률이 '마의 5%'를 넘어섰다. 

올리고 또 올리고

핵심 요인은 가격 인상이다. 농심은 2021년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올렸다. 무려 4년 8개월 만의 인상이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매출은 7000억원을 돌파했고 상반기 3.6%에 그친 영업이익률은 하반기 4.4%로 반등했다. 

농심은 지난해에도 2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월에는 새우깡 등 스낵 가격을 올렸고 9월에는 스낵과 라면 가격을 또 한 번 올렸다. 상반기 '밀 쇼크'에 2.6%로 가라앉았던 영업이익률은 하반기 4.5%로 다시 떠올랐다.

농심 실적/그래픽=비즈워치

그 사이 농심 대표 제품들의 몸값은 크게 치솟았다. 2021년 8월 가격 인상 전 676원(대형마트 기준)이었던 신라면의 가격은 지난해 9월 인상 이후 807원이 됐다. 인상률은 19.3%다. 대표 스낵류인 새우깡은 지난해에만 2차례 가격이 올랐다. 1300원에서 1500원으로 15.4% 인상됐다. 새우깡이 한 해에 2번 가격을 올린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도 실적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 특히 지난해엔 미국 제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며 북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향후 몇 년 내로 북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원가 안정되는데…가격 인하는?

농심의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강행한 2차례의 가격 인상이 원재료 가격 안정화와 맞물려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2023~2024년 음식료 업종에서 가장 높은 이익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국내외 가격 인상·원재료 단가 안정화·북미 시장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농심 미국 제2공장 전경/사진제공=농심

실제로 올해 들어 밀·팜유 등의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소맥) 가격은 13일 종가 기준으로 톤당 291.01달러에 거래됐다. 2021년 여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팜유 역시 900달러 선으로 안정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가 안정된 후 다시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야 인건비 등 다른 부담 요인이 생각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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