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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판에서 붙자"…물 건너는 K-치킨

  • 2023.02.24(금) 07:19

BBQ 이어 교촌·bhc도 북미 시장 진출
소득 수준·K-푸드 관심 높아 성공 가능
다양한 소스 이용한 치킨으로 차별화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주요 치킨 브랜드들이 잇따라 북미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앞서 미국에 진출한 제너시스BBQ가 연착륙에 성공하자 bhc와 교촌도 잇따라 미국·캐나다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지 오래인 국내 시장을 넘어 '치킨의 본고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가자 아메리카로

bhc는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사우스 페어팩스 애비뉴에 'bhc 파머스마켓점'을 오픈했다. bhc의 북미 1호 매장이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이 아닌 직영 방식으로 진출했다. 

bhc는 미국 시장 외에도 올 상반기 내 싱가포르에 1호점을 내고 기존에 진출한 말레이시아에도 추가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창고43의 미국 진출 등 bhc가 운영 중인 다른 외식 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

bhc의 북미 1호점 'bhc LA 파머스마켓점' 전경/사진제공=bhc

미국 3개 매장을 비롯, 67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인 교촌에프앤비도 올해 캐나다 시장에 신규 점포를 낸다. 캐나다 현지에서 한식당 등을 운영하는 미래F&B와 손잡고 브리티시컬럼비아·알버타·서스캐처원 등 서부 3개 주에 진출해 향후 5년 간 3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에도 미국 하와이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교촌치킨 하와이 1호점은 올 상반기 내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 치킨 3위 브랜드인 제너시스BBQ는 해외에서만큼은 선두 주자다. 이미 해외에만 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에도 20여개 주에서 200여개 매장을 열었다. 목표치는 더 크다. 2030년까지 글로벌 5만개 매장이 목표다. 

한국은 좁다

국내 치킨 시장은 말 그대로 포화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치킨 업종을 영위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는 총 745개에 달한다. 소속된 가맹점 수만 2만5821개다. 같은 기간 등록된 전체 외식 가맹점 수는 13만1503개다. 전체 외식업종 가맹점의 19.6%가 치킨집인 셈이다.

치킨은 진입 장벽이 낮다. 배달앱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치킨집이 '신규'를 달고 나타난다. 공정위에 지난해와 올해 신규 등록된 치킨 브랜드만 48개다. 매달 3.4개의 새로운 치킨 브랜드가 생겨난다는 의미다.

bhc 교촌 매출 비교/그래픽=비즈워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실적도 둔화되고 있다. bhc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5075억원을 기록하며 교촌에프앤비를 제치고 국내 치킨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성장세는 예년만 못하다. 2020년 25.7%, 2021년 19.2%였던 bhc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6.4%에 머물렀다.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교촌에프앤비 역시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1.1%에 불과했다. 가격 인상,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뒷걸음질친 것이나 다름없다. 교촌에프앤비의 2021년 매출 성장률은 13.2%였다. BBQ 역시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치킨업계가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국내에서도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상위 브랜드들로서는 성장 잠재력만 보고 시장을 확대하기 어렵다. 소득 수준이 높은 북미 시장을 바라보는 이유다.

K-소스 맛 좀 볼래

치킨 브랜드들은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 유학생과 교민 중심으로 판매되던 한국 식료품이 한국 문화의 인기 확산으로 인해 판로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후라이드 치킨은 북미에서 즐겨 먹는 메뉴인 동시에 서양인들이 꼽는 대표 K-푸드 중 하나다. 접근성이 높다는 의미다. 

KFC 등 기존 북미 치킨 브랜드들과의 차별성도 확보했다. 국내 치킨 브랜드들은 후라이드 치킨 외에도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 치킨에 강점이 있다. 일반적인 양념치킨은 물론 교촌치킨의 간장치킨·허니치킨, bhc의 뿌링클·맛초킹 등은 북미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메뉴라는 판단이다.

2022년 bhc 인기 메뉴. 후라이드 외에도 다양한 양념을 입힌 치킨이 많다/그래픽=비즈워치

실제로 교촌치킨은 차별화된 소스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제품에 사용되는 소스를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캐나다에 공급한다. bhc 역시 뿌링클 파우더, 맛초킹 소스 등 파우더·소스류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닭의 경우 신선도 등의 문제로 현지에서 공급하지만 치킨의 맛을 좌우하는 소스류는 맛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에서 만들어 공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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