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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은 일단 잡았다" 교촌의 다음 반등 카드는

  • 2023.11.22(수) 07:50

[워치전망대]교촌F&B, 영업익 80억대 회복
국내 확장은 어려워…해외 시장 공략 나서야

그래픽=비즈워치

교촌에프앤비가 3분기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원가 압박 요인이 일부 완화되며 영업이익은 정상 궤도에 진입했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교촌에프앤비의 특징인 '느리고 안전한' 확장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교촌은 이를 타개할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수익성은 복구했는데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3분기에 매출 1114억원, 영업이익 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7.4% 늘었다. 

일단 최우선 목표였던 수익성 개선엔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80억원대를 회복했고 분기 영업이익률도 코로나19 이슈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올해 들어 튀김용 기름 가격이 안정화하면서 원재료 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교촌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냈던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 지난 4월엔 간장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등 대부분의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하는 대규모 가격 인상도 단행했다.

효과는 있었다. 지난해 82.7%였던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원가비중은 올해 1분기 79.5%, 2분기 76.5%로 차츰 낮아지다가 3분기엔 73.9%까지 내려왔다. 원재료 가격 안정화와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리며 원가율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매출은 2020년 수준 후퇴

문제는 돌아올 생각이 없는 매출이다. 지난 2분기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3분기 매출 1114억원 역시 '부진'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매출 규모가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늘어난 매출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셈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교촌은 2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교촌의 베스트셀러인 허니콤보 가격은 1만8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28% 인상됐다. 가격이 올랐는데 매출이 제자리에 머물었다는 것은 교촌치킨을 시켜 먹은 소비자가 3년 새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교촌 종로점/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단기간 내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교촌에프앤비의 매출 성장률을 3%대로 보고 있다. 올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숫자다. 

이는 교촌에프앤비의 운영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다. 교촌치킨은 신규 출점이 어려운 치킨집으로 유명하다. 인접 지역 출점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2003년에 1000호점을 돌파한 뒤 20년간 300여개를 늘리는 데 그쳤다. 매년 세자릿수 신규 출점을 이어가는 경쟁사들과 다른 방식이다.

교촌치킨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이는 큰 장점이 됐다. 매장을 늘리지 않는 만큼 기존 매장들의 수익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교촌치킨은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중 가장 낮은 0%대 폐점률을 이어 왔다. 하지만 이런 '안전운전'이 이제는 외형 성장을 가로막는 방지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진출 엑셀 밟을까

교촌에프앤비는 기업공개를 앞둔 지난 2020년 기업의 청사진을 공개하며 2025년까지 매장 1500개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교촌의 매장은 1370여개다. 연 100여개씩 신규 출점을 이어가야 한다. 교촌치킨이 최근 3년간 늘린 매장이 총 100여개 안팎이다. 쉽지 않은 목표다.

이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옮겨간다. 3분기 말 기준 교촌치킨 해외 매장은 7개국 69개다. 말레이시아가 34개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9개), 중국(9개), 태국(6개), 아랍에미리트(5개), 미국(4개), 대만(2개)다. 연내 캐나다에도 1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그래픽=비즈워치

최근 경영에 복귀한 창업주 권원강 회장도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만 매장 오픈 당시 "해외시장 진출은 교촌의 신성장동력"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내건 4개의 성장 키워드에서도 해외 시장 공략을 첫머리에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여년간 기존 점주들의 수익성 정책으 유지해 온 교촌이 갑자기 확장 정책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해외 공략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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