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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티]에이피알, '디바이스 혁신' 이렇게 만들었다

  • 2025.08.25(월) 07:30

R&D 밸류체인 내재화…제품력 향상 기여
'13초에 1대 판매'…매출·인지도 '쌍끌이'
美·日서 '고공행진'…해외 매출 비중 70%

/그래픽=비즈워치

K뷰티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차별화된 기술력,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K뷰티 브랜드들이 있다. 이에 K뷰티 흥행 주역들을 직접 만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비결을 생생히 들어본다. [편집자]

"얼굴에 잘 흡수가 되고 있는 걸까?"

화장품을 손으로 바를 때마다 한 번쯤 드는 의문이다. 손이 얼굴보다 흡수력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화장품에 들어있는 좋은 성분들은 손이 먼저 가져간다는 의미다.

이런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한 제품이 현재는 화장품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바로 화장품의 피부 침투력을 높이는 '뷰티 디바이스'다. 집에서 간편하게 관리를 하고 싶어하는 홈뷰티 수요가 늘어나면서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뷰티 디바이스의 유행을 이끈 주역은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스킨케어 뿐만 아니라 세안까지도 기기를 활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한 단계 진화했다. 이 같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신재우 에이피알 연구·개발(R&D)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비용에 품질까지

과거 뷰티 디바이스는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다. 외주 의존도가 높은 데다,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다. 에이피알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R&D 과정을 내재화하기로 했다. 과감한 시도다. R&D 내재화는 원가 절감을 넘어 제품의 신뢰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기획부터 양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통합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언제든 재설계도 즉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내재화의 장점은 명확하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에이피알은 신제품 개발 단계에서 수차례의 내부 품평회를 진행한다. '초개인화'로 변해가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여러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핵심 창구다. 이에 에이피알은 각기 다른 기능을 담은 10개의 제품을 선정, 각각 50개씩 시제품을 제작해 테스트하고 있다. 이후 최종 선별된 제품만 출시한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 중 하나가 '부스터 진동 클렌저'다. 스킨케어 디바이스인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부스터 프로 미니)'에 부스터 진동 클렌저 헤드를 결합시킨 '신개념 클렌징 디바이스'다. 세안부터 기초 케어까지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재우 에이피알 R&D센터장이 '부스터 진동 클렌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에이피알 제공

신 센터장은 진동 클렌저의 차별점으로 '과학적 설계'를 꼽았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진동 클렌저는 진동 에너지가 손에 집중되는 일체형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세안을 위한 기기보다는 마사지 효과에 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문제점에 착안해 피부 진동 과학을 연구, 진동을 브러시에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그는 "소프라노가 소리만으로 와인잔을 깨뜨리는 건 잔이 가지는 고유 진동수와 음파의 주파수가 일치하기 때문"이라며 "피부도 마찬가지로 공진(공명) 주파수가 있는데, 1초에 100번에서 200번 진동할 때 효과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브러시가 직접 움직이는 것을 눈에 보이도록 만든 점도 하이테크를 적용한 것 중에 하나"라며 "데일리 아이템으로 사용하더라도 자극없이 부드럽고 깨끗한 세정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고 덧붙였다.한계는 없다

에이피알의 혁신은 하드웨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앱)과 디바이스를 연결해 데이터 기반의 설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초기에는 자사몰 리뷰나 고객센터를 통해 소비자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글로벌 진출 후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흩어져 있는 채널들로 모든 피드백을 수집하기 복잡한 데다, 분석 속도도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앱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쌓인 데이터들은 인공지능(AI) 분석을 거쳐 개선 방향을 도출하고, 다음 제품 설계에 반영한다. 각국의 소비자 성향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국가별로 데이터도 세분화해 수집 중이다.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사진=에이피알 제공

신 센터장은 "미국은 제품 본질이 뛰어난 것을 선호하고 중국과 홍콩은 다기능, 동남아는 미백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며 "가성비와 서비스, 제품력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 까다로운 우리나라 소비자가 결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글로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난 2분기 뷰티 디바이스 부문 매출은 900억원이다. 전년 대비 32% 늘었다. 앞선 5월에는 뷰티 디바이스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4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3초에 1대씩 판매된 셈이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미국이다. 2분기 기준 전체 해외 매출(70%) 중 29%가 미국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일본 매출은 36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등 신규 시장에서는 발주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다음 목표는 '글로벌 스탠다드'

에이피알은 또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피부 과학 연구를 고도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에이피알은 현재 외부 기관에 의뢰해 화장품 흡수력을 테스트하는 비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피부와 유사한 인공 피부에 2주간 배양해 효능과 효과를 검증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반복 실험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피알은 독립적으로 자체 수행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에이피알이 생산하는 제품의 안전성은 높이는 건 물론 글로벌 신뢰도를 강화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홈뷰티 디바이스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세안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기초 케어에서는 부스터 프로를 중심으로 뷰티 루틴을 만드는 게 목표다. 나아가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를 전 세계인이 매일 쓰는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재우 에이피알 R&D센터장./사진=에이피알 제공

이를 위해 생산능력(캐파)도 충분히 확보해둔 상태다. 현재 에이피알팩토리의 1공장(가산)과 2공장(평택)의 연평균 생산량은 200만대 수준이다. 최대 생산능력은 800만대까지 가능하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도 원활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에이피알은 이제 단순한 기기를 만드는 기업을 넘어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패러다임를 바꾸고 있다. 기술 혁신과 고객 중심 철학, 내재화 전략이 '홈뷰티'의 미래를 재정의 할 날이 머지않았다.

끝으로 신 센터장은 "부스터 프로의 인기가 높은 만큼 부스터 카테고리 내에선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고 있다"며 "세정 카테고리의 경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는 만큼 우리가 그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각오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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