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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티]"효과가 우선" …LF 아떼, '비건 화장품' 의 기준 만들다

  • 2025.12.10(수) 07:20

히든 니즈 발굴·소비자 피드백으로 차별화
일본·베트남 등 현지 맞춤 제품으로 해외 공략
3년 내 1000억 매출·글로벌 브랜드 목표

그래픽=비즈워치

K뷰티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차별화된 기술력,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K뷰티 브랜드들이 있다. 이에 K뷰티 흥행 주역들을 직접 만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비결을 생생히 들어본다. [편집자]

'비건 뷰티'가 K뷰티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내세운 브랜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순한 성분', '자연주의'를 강조하며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효과'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선 브랜드가 있다. 패션기업 LF의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다.

아떼는 2019년 국내 최초로 글로벌 공식 비건 인증을 받은 립밤과 선케어를 들고 시장에 등장했다. 올해 초에는 '효과 우선주의 뷰티 브랜드'로 리브랜딩하며 한 단계 도약을 선언했다. 최근에는 동결건조 기술을 적용한 스킨케어와 뷰티 디바이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아떼 BM인 이유경 LF 매니저를 만나 아떼의 차별화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비건 시장을 열다

아떼는 2019년 LF가 처음으로 선보인 자체 화장품 브랜드다. 론칭 당시에는 스킨케어부터 색조, 헤어케어까지 전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하는 종합 브랜드였다. 이유경 매니저는 "LF가 처음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때 단순히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자는 게 아니라, 패션 기업으로 쌓아온 소재와 품질 중심의 철학과 혁신성을 화장품에 확장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떼가 '비건'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당시는 비건 뷰티가 글로벌 트렌드로 급부상하던 시기였다. 비건 화장품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도 하지 않는 제품을 뜻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비건 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없었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종합 화장품 브랜드가 비건을 표방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이 매니저는 "당시 비건 뷰티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피부의 안전한 성분과 기능을 최우선으로 개발하기 위해 스위스 프리미엄 원료사인 미벨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아떼 BM인 이유경 LF 매니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렇게 선보인 것이 국내 최초로 글로벌 공식 인증을 받은 립밤과 선케어 제품이다. 아떼는 여기에 패션 기업의 DNA를 제품에 반영해 차별화를 꾀했다. 아떼의 대표 제품인 '어센틱 립밤'은 고리형 패키지를 최초로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아떼는 이 고리에 원단 자투리 천으로 만든 리본을 달았다. 현재는 리본을 제거했지만 이 고리에 키링 등을 달아 고객이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립꾸(립스틱 꾸미기)'의 원조인 셈이다.

아떼의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은 소비자들의 '히든 니즈'를 제품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그는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 그 간지러운 구석들을 딱 집어내서 제품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떼의 선케어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유기 자외선 차단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눈시림을 최소화한 '선에센스', 상아색 컬러로 백탁을 보완한 무기 자외선 선크림, 메이크업 위에도 수시로 덧바를 수 있도록 톤업 선쿠션 등이다.

이유경 LF 매니저가 아떼의 립밤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도 제품 개발의 중요한 소스로 활용된다. 소비자 피드백은 실제 제품 출시로도 이어진다. 이 매니저는 "SNS 다이렉트메시지(DM)도 캡처해 놨다가 제품 개발에 활용한다"며 "단종된 제품을 다시 내달라는 요청, 새로운 컬러를 내달라는 요청 등이 많이 온다"고 밝혔다. 

이런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립밤과 선케어는 아떼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제품들은 지금도 아떼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테디셀러다. 이에 아떼는 종합 뷰티 브랜드에서 벗어나 선케어, 립케어, 스킨케어 세 가지 핵심 카테고리로 제품군을 재편한 상태다.

더 다르게

하지만 아떼 론칭 이후 최근 몇 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는 비건 브랜드가 빠르게 늘어났다. 아떼에게도 새로운 차별화가 필요했다. 이에 올해 초 아떼는 '효과 우선주의'를 내세워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아떼가 말하는 효과 우선주의는 비건이면서도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매니저는 "비건은 '클린 뷰티'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성분을 계속 덜어내다 보니 효과 없이 순하기만 한 비건 제품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아떼는 효과 검증에 공을 들인다. 그는 "피부에 해로운 성분들은 빼되 피부에 정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은 많이 넣는 것이 목표"라며 "예를 들어 미백에 좋은 성분이 무엇인지, 그 성분이 피부에서 활성화되려면 어떤 성분과 결합해야 하는지, 어떤 패키지로 보존해야 하는지까지 모두 검토해 제품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이유경 LF 매니저가 아떼의 첫 뷰티 디바이스 ‘프로그래밍 부스터 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제품 출시 전  100명 이상의 사전 품평단과 자사몰 체험단을 운영하고 임상 테스트를 거치는 것도 효과 검증을 위해서다. 이 매니저는 "임상 결과 피험자 만족도 100%가 나오지 않으면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떼의 효과 우선주의를 대표하는 제품은 지난 1월 리브랜딩과 함께 출시한 '7일 프로그래밍 앰플'이다. 건강기능식품처럼 앰플 상단에 동결건조 성분 볼을 결합한 2층 구조의 패키지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고함량 원료를 동결건조한 볼과 앰플을 섞어 일주일간 사용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 개발에는 거의 1년이 걸렸다. 그는 "동결건조는 원료를 가장 신선하게 보존하는 방법 중 하나지만 이 기술을 화장품 카테고리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정말 많았다"고 회상했다.

LF 아떼 프로그래밍 앰플. / 사진=LF

가장 큰 어려움은 동결건조 성분을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일이었다. 동결건조 방식은 습기에 매우 취약해 공기에 조금만 노출돼도 쉽게 부서진다. 이 매니저는 "동결건조된 성분을 보존하는 방법과 패키지를 연구하는 데 오래 걸렸다"며 "건전지 포장에 쓰는 알루미늄 판에 제품을 넣고, 패키지 내부에 방습제를 넣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출시 전 진행한 사전 체험단들이 제품을 직접 구매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이 매니저는 "쇼호스트 등 화장품을 많이 사용해본 고관여자들이 좋은 제품이라고 얘기해주실 때 가장 뿌듯하다"며 "이런 분들이 자발적으로 지인들에게 제품을 추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일본엔 마스크팩, 베트남엔 뽀송한 쿠션

아떼는 론칭 6년이 된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섰다. 아떼의 글로벌 핵심 전략은 '국가별 현지화'다. 이 매니저는 "브랜드 콘셉트는 그대로 가져가되 각 국가의 니즈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각 국가의 기후 및 인종, 피부 타입, 현지의 소비 패턴이나 니즈에 맞게끔 변형한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떼의 첫 해외 진출국은 일본이다. 지난 1월 큐텐재팬을 시작으로 로프트 등 오프라인 버라이어티숍에도 입점했다. 인기 제품은 립밤이다. 이 매니저는 "일본에서도 '화꾸(화장품+꾸미기)' 트렌드가 있어 키링 등을 달 수 있는 립밤이 인기"라며 "이 트렌드를 반영한 가챠 이벤트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경 LF 매니저가 아떼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아떼는 일본 전용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래밍 앰플을 마스크팩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이 매니저는 "일본에서는 마스크팩 수요가 크기 때문에 일본 전용 마스크팩 제품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지난 4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 우수 제품 특별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떼는 지난 4월 진출한 베트남에서도 또 다른 현지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콘텐츠 소비 성향을 고려해 틱톡 공식 계정을 오픈했다. 현지 최대 이커머스인 '쇼피'에도 입점했다. 아떼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춘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 매니저는 "고온다습한 기후이다 보니 피부에 무언가를 덧바르는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더 가볍고 보송한 질감의 베트남 시장 전용 쿠션을 개발 중이고,내년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떼는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7일간 오사카 대형 쇼핑몰 루쿠아 일레의 앳코스메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 사진=LF

아떼는 최근 런던의 K뷰티 편집샵 '퓨어서울'을 통해 영국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내년부터는 중동과 동남아 지역까지 확대 진출할 예정이다.

아떼는 3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K뷰티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 매니저는 "'아떼' 하면 품질을 믿고 쓸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그래밍 앰플'처럼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최초의 길을 여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효능과 기술력으로 전 세계 화장대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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