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가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1년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올해 연매출 4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지만 리뉴얼 전 수준의 매출에 머무르며 사실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부터는 매출이 역신장하는 추세다. 경쟁 심화와 더불어 점점 고도화돼가는 간편식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만 후퇴
지난 1분기 롯데웰푸드는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5.4% 늘어난 1조273억원, 영업이익은 118% 증가한 358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카자흐스탄 등 주요 글로벌 거점에서의 성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중동 전쟁 리스크 등 악재가 있었음에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호실적은 대부분 '제과 부문'이 이끌었다. '로스팜'과 '의성마늘햄' 등을 보유한 육가공, '파스퇴르우유' 등이 중심인 유가공 부문 등은 실적이 정체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롯데웰푸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됐던 '쉐푸드'가 있는 가정간편식(HMR) 부문이다.
롯데웰푸드의 간편식 부문은 지난 1분기에 매출 553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 대비 9.2% 역신장했다. 단기 이슈가 아니다. 간편식 부문은 지난해에도 매출 2439억원을 기록, 2738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2024년보다 10.9% 뒷걸음질쳤었다. 2년 연속으로 간편식 매출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23년 6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년간 14.8%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롯데웰푸드는 10%대 역신장하며 점유율이 더 떨어졌다. 시장 규모 7조원에 대입하면 시장 점유율은 3.5% 수준이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비비고'는 물론 동원F&B, 대상 청정원 등의 경쟁사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성장 동력이라더니
사실 쉐푸드는 역사가 깊은 브랜드다. 2009년 '롯데삼강' 시절 식품 제조 사업에 뛰어들며 내놓은 브랜드가 '쉐푸드'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가 사업을 시작한 게 2010년이니, 비비고보다도 오래된 브랜드다. CJ푸드빌의 외식사업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간편식 브랜드로 전향한 비비고에 비해 쉐푸드는 처음부터 간편식 시장 공략을 위해 출발했다. 첫 제품도 '스파게티'였다.
롯데웰푸드는 2020년 코로나19로 HMR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기존 쉐푸드와 라퀴진으로 나뉘어 있던 간편식 브랜드를 쉐푸드로 통일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투자도 진행했다.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김천공장과 평택공장에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대대적인 목표도 수립했다. 5년간 연평균 16%대 성장, 2026년까지 연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도 8%까지 올려 쉐푸드를 간편식 시장의 '최초 상기도(특정 제품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연매출 3000억원 달성에도 실패하며 '이루지 못할 꿈'이 됐다.
업계에서는 롯데웰푸드와 쉐푸드가 간편식 시장의 후발주자였음에도 앞서나가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기보다는 경쟁사의 인기 제품과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으로 따라가는 전략을 취한 게 패인이었다고 지목한다. 비비고나 청정원, 오뚜기 등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쉐푸드' 브랜드로 경쟁사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면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의 일관성 없는 브랜드 운영도 간편식 부문의 성장을 가로막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24년 신규 간편식 브랜드 '식사이론'을 론칭했다. 간편식 브랜드를 통합한 지 불과 3년 만에 '롤백'에 들어갔다. 헬스&웰니스 트렌드가 대두되자 '건강한 간편식' 콘셉트로 내놓은 브랜드다.
하지만 최근 식사이론의 라인업은 헬스&웰니스와 관련없는 제품들이 주력을 이룬다. 부대찌개 맛집인 '오뎅식당'의 이름을 단 부대찌개, 경양식 돈까스 등이 대표적이다. 론칭 당시 대파고기만두·단호박닭가슴살만두 등 헬시 콘셉트의 개성 있는 제품들을 내놨던 것과 상반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가격이면 가격, 맛이면 맛, 프리미엄이면 프리미엄 등 확실한 콘셉트가 필요하다"며 "여러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화된 콘셉트가 있거나 한 가지 제품이라도 강세를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