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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인상 외치는 보험사들 비용은 못 줄인다?

  • 2013.11.29(금) 13:22

온라인 부문 위주로 사업비 초과 집행 '여전'
삼성·동부화재 등 대형사가 과당경쟁 주도

손해보험사들이 눈덩이 적자를 내세워 자동차보험료 인상엔 목청을 높이면서도, 스스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이 온라인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등 대형사들이 온라인 과당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 온라인 차보험 사업비 예산보다 10% 더 써

29일 손보협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체 손보사들은 2013회계연도 1분기(2013년 4~6월)에 온라인 자동차보험 사업비로 1329억 원을 썼다. 애초 정해둔 예정 사업비인 1215억 원을 114억 원, 9.4% 초과했다.

빅4 중에선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LIG손보가 예정된 사업비보다 154%나 더 썼다. LIG손보는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지분 매각 후 올해 온라인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비용을 많이 쓴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요인이 있는 LIG손보를 제외하면 삼성화재가 초과 사업비율이 12.3%로 가장 높았고, 동부화재가 11.5%로 뒤를 이었다. 현대해상의 온라인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는 오히려 정해둔 금액보다 사업비를 덜 썼다.

금액으로 따지면 동부화재가 26억 원으로 초과 사업비가 가장 많았고, 삼성화재가 19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회사가 전체 자동차보험 초과 사업비의 40%를 차지했다. 전체 온라인 사업비 역시 동부화재가 25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화재와 하이카다이렉트가 각각 176억 원과 158억 원이었다.

오프라인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잘 아꼈다. 전체 오프라인 예정 사업비는 5205억 원이었지만 실제론 5183억 원만 썼다. LIG손보를 제외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모두 실제 사업비가 예정 사업비를 밑돌았다.

오프라인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은 삼성화재가 24.1%로 가장 높았다.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비용으로 쓰는 돈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현대해상과 LIG손보가 22.6%, 동부화재는 21.8%를 기록했다.

◇ 삼성•동부화재가 온라인 과당경쟁 주도

사업비는 보험계약 유치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와 관리비,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보험사들은 매년 보험료를 반영해 미리 예정 사업비를 정해두고, 이 예산 범위 내에서 실제 사업비를 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예정보다 사업비를 더 많이 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산보다 더 많은 사업비를 쓰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의 과당경쟁에 따른 부담을 고객이 떠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사업비를 줄이도록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심하다. 운전자 3명 중 1명 꼴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이용할 정도로 시장의 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과당경쟁은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등 대형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점유율 경쟁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부동의 오프라인 1위인 삼성화재는 온라인에선 동부화재에 밀리고 있어 선두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돈도 많이 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최근 자동차보험료 인상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하면서 보험료 인상만 외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구조적인 적자 요인이 있긴 하지만 보험사들의 자구노력이 우선”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보험료 인상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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