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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금감원, 더 답답한 은행들

  • 2014.04.15(화) 16:28

금감원장, 은행장들 소집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
금융권에선 "낙하산 조직에선 뾰족한 해법 없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시중은행장들을 소집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다 횡령과 대출사기 등 금융권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나 묘수는 없었다. 한 번만 더 그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엄포에 그쳤다. 오히려 정부와 정치권이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으로 금융권을 만신창이로 만든 주범이라는 점에서 최 원장의 발언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 투명하지 못한 인사경영 문화 문제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의 잇단 사건•사고의 주요 배경으로 투명하지 못한 경영•인사 문화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줄서기 문화로 구성원들이 맡은 바 업무에 전념하지 않는 조직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 위주에 따른 과도한 이익추구 문화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성과 위주의 문화가 임직원의 윤리 의식 결여와 맞물려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켰다는 진단이다.

금감원은 이에 따른 대책으론 경영진의 획기적인 인식 전환과 함께 경영•인사 전반의 쇄신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지속적인 윤리교육과 다양한 감시시스템, 공정한 상벌제도, 내부고발제도 활성화 등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은행장이 임직원의 내부통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직접 내부통제 점검회의를 주도해주길 주문했다. 만약 또 사고가 생긴다면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도 강조했다.

 


◇ 금융권 만신창이 만든 주범은 낙하산 

하지만 이날 최 원장의 작심 발언에도 불구하고 울림은 크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을 비롯한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이 금융권을 만신창이로 만든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4대 천왕’으로 대표되는 낙하산 인사가 그릇된 경영•인사 문화의 단초가 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부 낙하산이 계속 요직을 꿰차다 보니 줄서기 문화가 만연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조직 전반의 기강이 해이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이날 행사를 두고 전시 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도 나온다. 잇단 대책에도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자 대국민 퍼포먼스를 벌였다는 분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뾰족한 대책이나 해법이 논의되기보단 엄포와 반성, 다짐만 넘쳐났던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가 거듭되면서 조직 내부에 쌓여온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는 모양새”라며 “실력이 있어도 고위직에 오르지 못하는 조직에선 쇄신도 말 잔치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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