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측면이지만, 수년째 정부는 체크카드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빚내서 물건 사는 형태인 신용카드보다 가진 돈 범위 내에서 쓰라는 것이다. 1000조 원을 훌쩍 넘어버린 가계부채 문제 때문이다. 연말정산 때 세금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을 썼다. 역시 효과는 빠르다. 지난해 초 14%대이던 체크카드 비중이 18%를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이 4일 낸 상반기 신용카드사 경영실적을 보면, 올해 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3개 카드사의 영업정지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냈다. 신한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 모두 지난해 상반기보다 순익이 늘었다. 8개 전업 카드사의 순익은 1조 7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63억 원)보다 13.5%(1274억 원) 증가했다.
다만, 삼성카드의 비경상적 유가증권매매이익(2091억 원)을 제외하면 조금 줄어든 수치다. 신한카드는 경쟁 회사들보다 크게 많은 순익을 냈지만, 대손 비용도 많이 늘어 전년 동기보다는 순익 규모가 줄었다.

상반기 카드 이용금액은 296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4조 2000억 원) 늘었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회원 수 감소 등으로 1.4%(3조 3000억 원) 증가한 243조 1000억 원에 그쳤다. 대신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53조 3000억 원으로 25.7%(10조 9000억 원) 늘었다. 이로써 체크카드 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3.0%포인트나 늘어나면서 18%대로 올라섰다.
체크카드는 통산 연말정산 영향을 많이 받아 연말로 들어가면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부터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혜택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사용금액 한도를 최대한 맞추려는 노력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