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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살림살이 탓? 일가족 보험사기단 기승

  • 2015.02.23(월) 12:00

금감원, 허위•과다입원 보험사기 주요 혐의자 분석

광주에 거주하는 A씨 등 일가족 4명은 2009년 12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불과 8개월간 총 103개의 보험에 가입했다. 이 가운데 질병 입원 시 최대 57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47개의 보장성 보험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허리뼈의 염좌, 긴장 등의 사유로 1542일간 입원해 16개 보험사로부터 총 7억 4000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한방병원 등 8개 병원에서 100여 일간 일가족이 동반으로 입원하는 등 비정상적인 입원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팍팍한 살림살이 탓인지 배우자나 자녀 등 2명 이상의 일가족이 공모한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나이롱 환자 한 사람이 침대에 누워 챙긴 부당이득은 하루 평균 26만 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지난해 적발한 허위•과다입원 보험사기 주요 혐의자 이른바 나이롱 환자 111명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적발된 허위•과다입원 보험사기 금액은 320억 원으로 2년 전보다 두 배 넘게 급증했다. 보험사기 혐의자는 50대 이상이나 주부 등 장기 입원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적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49%, 직업별로는 주부가 51%, 성별로는 여성이 68%를 차지했다.

특히 배우자와 자녀 등 2명 이상의 일가족이 공모한 경우가 42%에 달했다. 이들은 33건의 보장성 보험에 가입해 매월 평균 203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했고, 평균 2053일 동안 장기 입원하면서 5억 2300만 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나이롱 환자들은 고액 입원일당 보장상품에 단기간 내 집중 가입 후 장기 입원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했다. 평균 10.4건의 보험에 가입해 매월 62만 원의 보험료를 내고, 평균 2억 8200만 원, 연평균 4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나이롱 환자의 89%는 별도로 실손보험에도 가입해 입원 일당 등 정액보험금 대부분은 부당이득으로 챙겼다. 실제로 하루 평균 의료비는 4만 6000원에 그친 반면 지급보험금은 6.8배인 31만 1000원에 달해 26만 5000원을 고스란히 부당이익으로 챙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양급여 등을 삭감하면서 병원에서 필요 이상의 장기입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입원기간 중 53회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회당 평균 입원일수는 19일에 불과했다.

무릎 관절염이나 추간판장애, 당뇨 등 대부분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질병이나 상해로 주기적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다수 병원을 전전하는 메뚜기 환자 행태를 보인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특히 상해사고는 계단에서 넘어짐, 미끄러짐 등 허위로 추정되는 목격자 없는 단독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금감원은 “나이롱 환자 적발을 확대하기 위해 브로커에 대한 기획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기 조사 핵심 인프라인 보험사기인지시스템에 소셜 네트워크 분석(SNA)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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