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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김정태 2기 출범 '어깨 무겁다'

  • 2015.02.23(월) 16:07

2기 '진짜 김정태' 색깔 내야..조기통합 실타래부터
외환은행 인수 3년차 성과 내는 것도 김 회장 몫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중단도 결과적으로 김 회장의 연임에 변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그룹 내 은행 통합이 진행되고 있고, 저성장·저마진의 금융환경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김 회장의 연임을 확정 지었다. 현 상황을 돌파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연임엔 성공했지만 김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4월 합병 은행 출범과 함께 2기 김정태 호를 산뜻(?)하게 출발했어야 했다. 1기는 전임 김승유 회장의 그림자를 지우고 조기통합을 준비했던 과도기였다. 2기는 '진짜 김정태'의 색깔을 내고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로 봤다.

하지만 조기통합이 미뤄지면서 2기 김정태 호 출범도 다소 꼬이긴 했다. 원래 그렸던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김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들도 수두룩하다.

 

 

◇ 조기통합 꼬인 실타래 풀어야

조기통합에 대한 매듭을 푸는 게 가장 시급하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합병 절차를 중지해달라고 법원에 낸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조기통합은 중단됐다. 노사대화도 함께 끊겼다.

하나금융 안팎에선 지금으로선 노사합의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노조가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2.17합의문'의 효력을 인정함에 따라 사실상 노사합의가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노사합의가 가장 좋지만 지금 상황에서 노조가 합의해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이 일단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조가 굳이 조기통합에 사인해 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조기통합을 아예 중단하거나 철회할 게 아니라면 결국 노사 간의 신뢰 회복으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유일한 방법이고, 그것이 김 회장이 풀어야 할 당면 과제라는 지적이다.

◇ 김정태 2기·외환 인수 3년차, 성과 보여줘야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조기통합 카드를 꺼내 든 이후 그룹의 모든 동력을 조기통합에 쏟아부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영업 동력을 잃었고, 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이 안정된 경영을 기반으로 '순익 2조 원 클럽'에 재가입한 반면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9377억 원으로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년 대비 순익 증가율도 0.4%에 그쳤다. 신탁 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은 신한금융이 407조 원, 하나금융이 391조 원으로 큰 차이는 아니지만 순익은 천지 차로 벌어졌다.

외환은행 인수로 인한 시너지는커녕 오히려 외환은행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8561억 원으로 21% 증가했고, 외환은행은 3651억 원으로 17% 감소했다.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순이익이 줄어든 유일한 은행이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론스타가 대주주일 때 인건비를 너무 많이 올려놨다"며 론스타의 탓으로 돌렸다. 외환은행 노조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의도적으로 모뉴엘과 관련한 대손충당금을 과다계상했다"며 김 회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제 2기 김정태 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외환은행 인수 3년 차를 맞았다. 김 회장 입장에선 더는 론스타 탓만을 할 수도 없다. 조기통합을 못 해서 그렇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조기통합에 성공하든 못하든 2기 김정태 호에서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자칫하면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KB금융의 경우 윤종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고, 영업력 회복에 모든 동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민영화를 준비하면서 공격적인 자산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경쟁환경 또한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의 영업력을 회복하고 비용 효율화를 꾀해 수익력을 회복하는 것은 절실한 상황이 됐다.

최근 외환은행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이 급여를 반납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도 덩치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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