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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체감온도 뚝, 뚝 떨어지는 우리은행

  • 2016.01.12(화) 10:31

[병신년, 변화무쌍한 은행 지배구조 기상도]④
이광구 행장, 올해도 민영화에 '올인'
하반기 차기 행장 레이스…정치금융 소용돌이 우려

오랜 기간 이어진 한파에 강한 바람까지 예고. 올해 우리은행의 체감 온도는 뚝 떨어질 전망이다.

 

1년 전 취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에겐 첫째도, 둘째도 민영화였다. 인사와 조직개편, 경영 실적, 글로벌 사업, 핀테크 등 모든 것의 최종 목표가 민영화였다. 임 행장의 임기부터 그렇다. 그의 임기는 2년이다. 민영화를 신속하게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그도 행장 면접에서 "임기는 민영화 시점까지"라며 "3년도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 민영화 지지부진, 직접 나선 이광구

이 행장 취임 뒤 경영 실적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그는 다음 달 중순쯤 이런 성과를 들고 유럽에 직접 날아가 민영화를 위한 투자설명회(IR)를 연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다. 정부는 '신속한 매각'을 외치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다. 공적자금 회수 원칙 탓에 현 우리은행 주가로는 매각이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많다. 최근 중동 국부펀드와의 매각 협상이 물 건너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주가도 제자리걸음이다. 악순환이다.

이 행장은 올해 '민영화'에 올인 할 태세다. 조직을 그룹장 체제로 개편해 행장 권한을 일부 위임했다. 법이나 규정에 명시된 은행장의 전결권을 제외한 업무를 세 부문의 그룹장에게 넘기고, 본인은 민영화에 집중한다.

 


◇ 올 하반기 '차기 행장' 논의

그러나 상반기 내에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올 하반기엔 민영화 이슈가 가라앉고 차기 행장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남기명 개인고객본부장 겸 국내그룹장, 손태승 글로벌사업본부장 겸 글로벌그룹장 등 세 명의 그룹장이 '차기 행장 군(群)'으로 꼽힌다.

전 수석 부행장인 이동건 그룹장이 눈에 띈다. 그는 현 정권의 '실세' 그룹인 대구·경북 출신(경북고·영남대)인 데다가, 한일은행 인사의 대표격이다. 합병 은행인 우리은행에선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행장직을 맡았는데, 최근 이순우 전 행장과 이광구 행장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었다. 다음엔 무조건(?)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예상이 더 강해졌다.


이 그룹장의 '배경'이 탄탄하다는 설(說)도 있다. 이 행장과 수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그는 이번에 임기가 끝나 회사를 떠나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뜻밖에(?) '살아남았다'는 이유에서다.

◇ 행장 1년 연임? '정치 금융'이 최대 변수

이 행장의 1년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취임 당시부터 2년 임기가 너무 짧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광구 체제'를 갖춘 지 얼마 안 돼 다시 차기 행장 레이스로 혼란을 겪으면, 은행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정치'다. 올해 총선이 열리고, 내년은 정권 마지막 해다. 정치권의 막판 자리 챙기기가 극심해지는 시기다. 매번 '정치 금융'에 몸살을 앓은 우리은행이 이를 피하긴 어려울 수 있다. 이 행장 본인도 취임 당시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멤버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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