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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위비톡, 카카오톡에 1승 거둔 사연

  • 2016.10.10(월) 11:24

기관 입찰 경쟁에서 카카오톡과 손잡은 하나은행 제쳐
수익모델 가능성 제시...'이광구 프로젝트'란 한계 벗을까

우리은행의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이 카카오톡을 상대로 첫 1승을 따냈습니다.

위비톡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위비뱅크와 연계해 야심차게 내놓은 새로운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절대적인 영향권 아래에서 실질적인 사용이 많지 않아 '그들만의 메신저'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죠. 게다가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는 은행 안팎의 따가운 눈총까지 말이죠.

이랬던 위비톡이 최근 한 건을 해냈다고 합니다. 지난달 하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외국인근로자휴면보험금 운영 및 해외송금 은행' 입찰에서 우리은행에 승리를 안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요.

경쟁 상대는 카카오톡과 손잡은 하나은행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에 맞서 우리은행이 입찰을 따낸 것은 '자체 플랫폼'이란 점 등에서 유리했다는 겁니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근로자 휴면보험금은 100억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상해보험 등의 4대 보험에 가입합니다. 이후 본국으로 돌아갈 때 보험금이나 퇴직금 등을 안 찾아가고 남으면 휴면보험금이 되는 겁니다.

이를 공단 측이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그동안 은행에 넣어두고 관리를 하게 됩니다. 나중에 외국인 근로자가 찾아갈 경우 해외송금까지 해주는 역할도 은행서 하고요.

▲ 그래픽/유상연 기자

공단 측이 휴면보험금 지급을 통지하거나 안내할 때 현재는 SMS문자를 발송하는데요. 통신사의 비용이 발생하겠지요. 앞으로는 위비톡을 이용하게 됩니다.

또 외국인 근로자가 휴면보험금을 신청할 때도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 위비톡 내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고 하니 편의성이나 비용 면에서 유리한듯 합니다.

반면 카카오톡의 경우 기업전담계정을 활용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이게 유료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공단이 하나은행과 협약을 맺게 되면 카톡과도 협약을 해야하는 삼자간의 협약이 되는데요. 

이 경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개인정보가 제삼자(카톡)에게 가는 것이어서 개인정보 동의 문제 등이 다소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위비톡을 자체 플랫폼으로 보유하고 있어 쌍방간의 협약으로 가능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군요.

우리은행은 이번 협약으로 100억원의 휴면보험금 예치금은 물론이고, 현재 56만명의 외국인 근로자중 일부를 위비톡 회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연간 신규로 들어오는 외국인근로자(취업교육생)도 수만명에 이른다고 하네요.

특히 이 과정에서 위비톡 애플리케이션 설치 독려와 안내를 공단 측에서 문자와 브로셔 배포 등을 통해 한다고 하니 우리은행 입장에선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관영업이 대개 그러하듯 이들은 우리은행의 잠재고객입니다. 교차판매 등을 통해 다양한 부수거래 효과를 얻겠지요. 영업기회가 점차 고갈되는 국내 리테일영업의 한계에 비춰볼 때 리테일 거래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스스로도 반신반의했지만 실제 영업현장에서 플랫폼을 소유함으로써 유리한 기회를 얻은 첫 사례가 나온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껏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사실 그동안 새로운 시도나 도전들이 잦은 CEO 교체 등의 과정에서 사라지는 일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앞으로의 1년이 중요해 보입니다. 위비톡이 당당하게 돈을 벌어주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플랫폼으로 성장할지 아니면 CEO와 함께 조용히 고꾸라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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