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최근 직장 동료가 뇌출혈로 쓰러지는 걸 보고 만일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 씨가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가입이 거절됐습니다.
김 씨처럼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들은 이런 사례를 듣고 나면 보험 가입을 처음부터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과거에는 보험사들이 김 씨와 같은 유병자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아예 이런 분들을 위한 상품이 여러 보험사에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병이 있으니 보험료는 조금 비싸지만, 아예 가입을 못 하는 건 아니니 알아둘 필요는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1일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과 유의사항을 소개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10월 현재 32개 보험사에서 52개의 유병자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병자 보험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감편 심사 보험과 고혈압 당뇨 특화 보험, 무심사 보험입니다. 유형마다 가입요건이나 보장 내용, 보험료가 다르니 먼저 내게 맞는 걸 선택해야 합니다.
| ▲ 자료=금융감독원 |
간편심사보험은 최근 2년 이내에 입원·수술 이력이 없는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흔히 '○○ 간편가입 건강보험' 등의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보유자뿐 아니라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당뇨 특화 보험도 있습니다. 흔히 '○○ 실버 암보험', '○○ 3대 질병 보장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데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입이 가능합니다.
무심사보험은 질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사망보장 보험입니다. '○○ 실버보험', '○○ 바로 가입 정기보험' 등의 이름을 찾으면 됩니다. 질병에 대해 알릴 의무가 없고, 건강검진 절차도 생략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가입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망만 보장하고, 다른 상품보다 사망보험금이 1000~3000만원 정도로 적습니다.
이런 유병자 보험은 가입 요건을 완화했지만, 보험료는 비싸고 보장 범위가 좁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사람은 이 보험에 가입하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실수로 이런 보험에 들었다면 나중에라도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다는 걸 증명하면 일반 상품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을 해지하고 새 보험에 들기보다는 이런 '계약변경제도'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가입 요건을 완화하긴 했지만, 보험사가 요구하는 일정 정보는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보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보험은 5~10년마다 계약이 갱신되니 향후 나이가 더 들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