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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본입찰 D-1...'임종룡+트럼프' 악재 뚫을까

  • 2016.11.10(목) 14:47

'자율경영' 강조했던 임종룡 거취 불확실
트럼프 승리로 글로벌 시장 불안감 증폭

4전 5기 우리은행 매각을 최종적으로 매듭짓는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내일(11일) 본입찰을 앞두고 최근 잇따라 터진 국내외 악재들로 순탄해보이던 우리은행 매각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단 그동안 우리은행 매각을 진두지휘해온 임종룡 금융위원장(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거취가 여전히 불명확하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변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걸림돌로 꼽힌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은행 매각에 참여할 국내외 투자자들의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자율경영' 강조했던 임종룡 거취 변수

우리은행 매각은 사실상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작품이다.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성사시켰고,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예비입찰 흥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매각의 주역이었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최근 일주일을 전후로 경제부총리로 내정되고, 또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수순을 밟으면서 거취가 불명확해졌다.

임 위원장은 그동안 정부의 입김을 배제하고 자율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누차 강조해왔다. 이것이 예비입찰 흥행을 이끈 비결이라고 우리은행 안팎에선 입을 모았다.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 위원장은 자율경영 보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우리은행 매각에 성공한다면 우리은행 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예보의 남은 지분(20%)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자들에게 정부의 의지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 우리은행 가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셈이다.

 

실제 이 발언 직후 우리은행 주가는 1만2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18일 1만1950원이었던 주가는 다음날(19일) 1만2550원으로 올랐고 현재까지 1만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임 위원장의 입을 통해 자율경영 등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고, 적어도 임 위원장의 재직 때만큼은 이것이 보장될 것으로 믿었다. 지금은 그의 거취에 따른 변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글로벌 금융시장 떨게 한 트럼프 변수는?

트럼프 당선자 또한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에 나서길 꺼릴 수 있다는 우려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해외투자자들도 상당수 된다. 일본의 오릭스그룹, 중국 안방보험(동양생명)과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어링PEA , CVC캐피탈파트너스 등은 이같은 시장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이 새로운 변수이긴하지만 오늘 시장 상황을 보면 국내외 주가가 반등을 하는 등 (본입찰엔) 크게 영향은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보다 큰 폭으로 뛰어오른 우리은행 주가가 부담이라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정부의 매각 발표 당시 1만250원 수준이었던 우리은행 주가는 20% 가량 올랐다. 1~2년 후 차익을 목적으로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 매각 성패 가를 변수 '예정가격'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내일 본입찰 마감 직전에 산출하는 예정가격은 매각 성패를 가를 가장 큰 변수다. 자칫 높게 잡을 경우 매각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입찰 마감일 당일의 종가, 일정기간 동안의 주가흐름, 매도자 실사 결과 우리은행 적정 주가, 매각성사 가능성, 공적자금 회수 규모 등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 원금회수 기준주가는 주당 1만2980원이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우리은행 주가는 1만2550원으로 근접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1만2000원내외 수준으로 예정가격이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추측하고 있다. 투자자나 정부 둘다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말 우리은행 매각 추진 당시 정부의 예정가격은 1만1050원이었고,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1만1350원)을 제외하고 이를 충족하는 곳이 없어 소수지분 매각도 실패했다.

우리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예정가격을 높게 잡았다가 매각에 실패하면 책임을 다 져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결정하지 않겠느냐"며 "예정가격은 큰 변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정권이 현재 처한 상황과 그동안 내놓을만한 경제성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의지는 그 어느때보다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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