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사잇돌대출 1조원 추가 공급…농·수협도 취급

은행과 저축은행 사잇돌 1조원 올해 2~3분기 소진
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 소득 요건 500만원↑

정부가 은행과 저축은행을 통해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 대출'을 1조원 더 공급한다. 기존 공급 목표액인 1조원이 올 2~3분기쯤 소진될 것으로 예상해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또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도 연 금리 10% 내외의 사잇돌 대출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와 서민들에게 공급하는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정책 서민자금의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지금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지원받을 수 있는데, 이르면 오는 4월부터 3500만원 이하면 가능해진다.

▲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도 금융위 업무계획 중 금융취약계층 지원확대와 관련한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상호금융권, 연 10% 사잇돌 대출 출시

금융위원회는 16일 '2017년 업무계획'을 통해 '서민·취약계층 지원 강화방안'을 내놨다. 금융위는 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해온 '사잇돌 대출' 규모를 더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5000억씩 총 1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3729억원이 나갔다. 올 2~3분기에 공급액이 모두 소진되면 추가로 1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도 10% 안팎의 사잇돌 대출을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은행에선 연 6~8%, 저축은행에선 연 15~18% 금리로 취급하고 있는데, 중간 금리대 상품을 추가로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채무조정 졸업자에게 연 15%가량의 중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1500억원 규모로 내놓는다.

▲ 자료=금융위원회

정책 서민금융 상품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자영업자의 창업과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은 신용등급 기준을 7등급 이하에서 6등급 이하로 확대한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의 연 소득 요건은 기존 3000만원 이하에서 3500만원 이하로 완화한다.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인 경우 4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확대한다.

▲ 자료=금융위원회

또 새희망홀씨를 통한 생계자금 지원 한도를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리고, 햇살론을 통한 생계자금 지원 한도도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린다.

◇ 개인신용평가 기준 세부내역 공개 추진

청년과 대학생에 대한 정책금융 상품도 확대한다. 교육비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해 청년·대학생 대상 햇살론 생계자금 지원 한도를 기존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늘린다. 또 거주지 임차보증금 대출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연 금리 4.5% 이내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게 한다. 이와 함께 구직기간 중 대출 상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청년·대학생 햇살론의 거치기간과 상환기간을 늘린다. 현재 4년인 거치기간은 6년으로 5년인 상환기간은 7년으로 연장한다.

개인신용평가 체계도 개선한다. 신용조회회사(CB)가 개인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따라 평가지표의 세부내용까지 공개하도록 구체적인 공시 기준을 마련한다. 또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사 등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면 무조건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재의 평가 방식도 개선한다. 대출자의 리스크를 더 세분화해 평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주택금융공사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공기관의 개인 부실채권 관리 제도를 개선한다. 그동안 이들 금융공공기관은 개인 부실채권을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오랜 기간 소극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조정·정리하도록 유도한다. 상환 능력이 있는 경우 채무조정을 통해 정상화를 유도하고, 상환 능력이 없다면 적극적으로 정리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