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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사장에 임영진…은행과 시너지 택했다

  • 2017.03.06(월) 17:46

무난한 경영능력 장점…카드 경험은 부족
수수료 인하·핀테크 경쟁등 현안 해법 관심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사진)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됐다. 임 부사장은 신한은행과 금융투자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을 동시에 지내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무난한 경영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카드업계 경력이 전무하고, CEO 경험도 없다는 점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임 부사장이 맞닥뜨린 현실은 만만치 않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와 비자카드 해외결제 수수료 인하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핀테크와 글로벌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은 요원하기만 하다. 임 부사장이 카드업계의 큰형 격인 신한카드의 수장으로서 업계 전반의 위기를 돌파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은행•카드 시너지 기대

임 부사장이 신한카드의 새로운 리더로 발탁된 이유는 은행과 카드의 시너지를 끌어올릴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임 부사장은 신한은행과 금융투자의 WM그룹 부행장을 동시에 역임하고, 지주 부사장을 맡으면서도 시너지추진팀을 담당해 은행과 비은행간 협업을 추진한 바 있다.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지점장,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WM그룹 부행장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쳐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빅데이터,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에 대응하고, 그룹 내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임 부사장의 리더십과 합리적 판단능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세대 교체에 적합한 인물로도 꼽힌다. 1957년생인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신한금융 경영진의 연령대는 10년 가까이 내려갔다. 신한카드 사장에도 1960년생으로 연배가 어린 축인 임 부사장을 발탁하는 것이 흐름에 걸맞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내외 신망도 두텁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임 부사장은 부드럽고 섬세한 스타일로, 덕장이자 지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면서 "부하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쓰는 서번트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지점 근무 경력으로 신한금융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네트워크가 강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 '위기 극복' 리더십 시험대

카드업계 경험은 없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위성호 현 신한카드 사장이 카드 부사장을 지낸 후 승진해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것과 대조된다. 임 부사장은 CEO 경험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15년 고(故)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병가로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은행장 직무 대행을 맡으면서 무난한 경영 능력을 보여줬으나,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 부사장 앞에 놓인 과제도 무겁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비자카드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으로 카드사의 경영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그룹 내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24%로, 전년보다 3%포인트 줄었다. 급감하는 수수료수익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는 핀테크를 바탕으로 혁신을 꾀하고 있으나, 오히려 다른 업계의 공세에 밀리는 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페이 등 IT업체가 온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한데다,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을 공습하면서 본업인 결제 업무를 사수하기조차 어려워졌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카드사는 카드 결제 시스템이 정착하지 않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으나, 이제 막 발을 내딛는 수준이며, 장기적으로 사업을 안착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신한카드는 당기순이익 등 주요 실적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카드업계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빅데이터와 글로벌 사업에 앞장서면서 카드업계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임 부사장 또한 이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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