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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왕초보, 딱 만원 넣어봤더니

  • 2017.05.04(목) 11:24

5분 만에 계좌 트고 투자까지 '생각보다 쉽네'
세금 폭탄에 깜짝…소액으로 연습투자 해볼만

"이건 그야말로 개꿀!"

P2P업체 에잇퍼센트는 1만원을 투자하면 2000원의 수익을 주는 이벤트 상품을 이 같이 소개했다. 'P2P 왕초보'인 기자는 정말로 '꿀처럼 달콤한' 수익을 맛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딱 1만원만 넣어 '투자'해봤다.
 
◇ 계좌 개설에서 투자까지 5분이면 충분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P2P업계는 지난 1분기에만 3340억원을 취급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전년 동기보다 덩치를 6배 가까이 불렸다. 기자는 '대세'인 P2P금융의 면면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1일 오후 에잇퍼센트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 광고모델 공형진씨가 화면에 떴다. 친근한 느낌도 잠시,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쳐 계좌를 개설할 생각을 하니 막막했다. 족히 1시간은 걸릴 거라고 예상하며 신분증과 ARS 음성을 받아 적을 메모지를 준비했다.

하지만 계좌 개설 절차는 간단했다. 회원 가입 버튼을 눌러 포털 사이트나 SNS 계정을 등록하면 끝이었다. 가입하면 자동으로 가상 예치금 계좌가 발급됐다. 계좌를 만드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아 발급받은 지도 모른 채 홈페이지를 두리번댈 정도였다. 

▲ 회원 가입 후 거래은행을 선택하면 가상 예치금 계좌가 발급된다. (사진=에잇퍼센트 홈페이지 캡쳐)

첫 투자는 '제101119호 퍼드림 119호(퍼드림)'에 하기로 했다. '퍼드림'은 에잇퍼센트의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상품이다. 대출자인 에잇퍼센트에 투자하면 원리금을 주는 구조다. 판촉용인만큼 조건은 파격적이다. 원래 10만원인 최소 투자금액을 1만원으로 내린데다, 20%의 높은 수익을 준다. 원리금 상환기간도 9일로, 통상 1~3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에 비해 짧다. 

▲ 에잇퍼센트의 신규 고객 대상 이벤트 상품 '퍼드림' (사진=에잇퍼센트 홈페이지 캡쳐)

가상 예치금 계좌에 딱 만원만 입금한 후 '퍼드림'에 투자했다. 원금을 보호하지 않는 상품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이어서 뜬다. 살짝 두려워지던 찰나, 적은 금액이니 그냥 투자해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잠시 후 문자 메시지가 온다. "첫 투자를 축하합니다! 원금과 수익은 다음 주 금요일까지 입금됩니다!" 

◇ '세금' 아찔…본격 투자 전 예행 연습 필요

첫 P2P 투자에 설레던 중 결과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상 투자수익이 2000원이 아닌 1450원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P2P 투자수익 세율은 이자소득세 25%와 주민세 2.5%를 합해 27.5%에 달했다. 은행 이자소득 세율이 15.4%, 증권사의 매수, 매도 수수료율과 증권거래 세율이 약 0.33%인 것에 비해 훨씬 높다. 

▲ 투자수익의 27.5%를 세금으로 내고 나면 실제로는 1450원만 챙길 수 있다. (사진=에잇퍼센트 홈페이지 캡쳐)

이 같이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건 P2P 투자에 대부업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P2P금융에 대해선 별도의 감독규정이 없다. 그러면서 대부업 세율을 그대로 따르게 됐다.

그나마 소액을 투자해 '세금 폭탄'을 피했지만 같은 조건으로 1000만원을 넣는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200만원의 수익에서 무려 55만원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최종 수익률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식이나 예, 적금을 굴리는 것만 못할 수 있다.

큰 손실을 보기 전에 연습투자를 해보는 기회는 많다. 또 다른 P2P업체인 소딧은 2000원, 투게더앱스는 1000원만 투자하면 3배의 수익을 돌려주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펀다는 최소 투자금액 자체를 10만원에서 1만원으로 내렸다. 이 같은 소액투자를 통해 P2P금융을 충분히 파악한 후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밖에도 지나치게 높은 수익이나 원금 보장 조건을 제시하면 일단 의심해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P2P업계 우량업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P2P금융협회 홈페이지(
http://p2plending.or.kr)에서 회원사를 확인하거나, 업체 임직원들의 금융업 종사 경력을 체크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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