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올해에만 PB센터와 WM센터를 50%가량 늘리는 등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들어갔다. 공격적 행보에 발맞춰 각 센터에서도 고객 유치를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 "바쁘신 중소기업 대표님 모셔요"
동부이촌동은 은행 PB센터들의 격전지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대형은행 PB센터들이 밀집돼 있다. 씨티은행은 자산관리 특화 과정에서 일반지점을 통폐합하면서도 동부이촌동 지점은 유지하고 있다. 동부이촌동은 부촌이라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도 동부이촌동 PB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다른 PB센터보다 1시간 일찍 문을 여는 '모닝뱅크'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기업은행의 주요 고객인 사업가들은 여러 업무를 신경 써야 해 근무시간 중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기 어렵다. 오전 시간을 쪼개서 일을 보는 '얼리버드'형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오전 8시부터 자산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일 고액 자산가를 가장해 문의하니 동부이촌동 지점 관계자는 "중소기업 CEO들이 오전 9시 출근을 앞두고 '모닝뱅크'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인근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는 자산가들도 영업대상이다. 지점측은 여러 자산가들이 이용하고 있으니 부담 없이 들러달라고 당부했다. 또 "꼭 고액 자산가가 아니어도 된다"는 친절한(?) 안내도 덧붙였다.
아침 일찍 찾아와도 일반적인 영업시간에 하는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있다. 펀드, 부동산, 세무 컨설팅은 물론 거래금액을 1억원 넘게 보유한 VIP 고객 대상 PB전용상품도 소개받을 수 있다. 모닝뱅크를 처음으로 이용하면 예금 연 1.88%, 적금 2% 후반의 특별금리를 적용하는 등 혜택도 준다.
◇ 자산관리 드라이브…지점도 시동 걸어
개별 PB센터 차원에서 차별화에 나설 정도로 자산관리 분야 경쟁은 치열하다. 저금리 기조에서 일반 예, 적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자 은행들도 공세에 들어갔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 국책은행인 만큼 자산관리 부문에 약하다. 하지만 일반은행과 경쟁하는 처지라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기업은행은 올해 일반지점 3곳을 PB센터로 전환하고, PB센터 1곳을 증권사와 결합한 WM센터로 확대했다. 기업은행 PB센터와 WM센터 총 9곳 중 절반가량이 올해 문을 열었을 정도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산관리 강화 기조에 발맞춰 각 센터에서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가는 일반 고객과 달리 고액 자산가는 여전히 대면 채널을 찾는다"면서 "지점별로 타행 자산관리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마케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