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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 성공' 장담할 수 없는 세가지 이유

  • 2017.09.10(일) 13:19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①비즈니스 모델 불명확 ②경쟁 심화
③은산분리 변수…해외사례 참고해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업의 수익성을 아직 확보하지 않은데다 다른 금융회사와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인터넷전문은행의 기대효과와 과제' 보고서에서 수익모델을 좀 더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빅데이터를 토대로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을 만든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을 본받으라는 조언이다.

◇ 수익성 확보 미지수…경쟁 심화 예상


이 위원은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을 확신하기에 이르다"며 "수익성을 확보한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립 초반엔 마케팅 차원에서 수수료와 금리를 파격적으로 제시해 성장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익모델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신용자(4~6등급) 대출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중신용자의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업 진행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고객인 젊은 고객층이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해 성장세를 이끌지도 확실치 않다. 카드, 자산관리, 펀드,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수익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도 고객 이탈을 막고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가격 인하와 영업창구 정비에 들어가는 한편,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증권사는 비대면 거래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산분리도 관건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금융에 주력하지 않는 회사는 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때만 10%까지 보유 가능하다. SNS, 전자상거래, 포탈 등 IT기업의 참여 유인이 부족한 셈이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IT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흥망사례 살펴야

이 위원은 본받을 만한 해외 성공 사례로 독일 피도르뱅크, 프랑스 헬로뱅크, 미국 모벤, 중국 위뱅크를 꼽았다. 피도르뱅크는 상품 관련 아이디어를 내면 우대금리를 주고 SNS 마케팅을 적극 실시해 고객을 끌어왔다. 헬로뱅크는 은행의 모든 기능을 모바일에서 이용하고 비엔피파리바은행 지점에서도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모벤은 고객의 소비 행태를 분석해 예산 수립과 지출 관리를 돕는다. 위뱅크는 SNS인 위챗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로 지급능력과 의지를 평가해 소액대출을 해준다. 이 위원은 "해외 주요국 인터넷전문은행은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시스템, 고객 맞춤형 상품, 
높은 금융 접근성 등으로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패 사례도 있다. 1980~2000년대에 등장한 미국 넷뱅크, 넥스트뱅크, 리디안프라이빗뱅크다. 이 은행들은 PC 기반의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와 높은 대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사업을 접었다. 고객의 신용 리스크를 평가해 건전성을 관리하지 않으면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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