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1일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린 은행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허인 행장 발탁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직 회장과 행장간에 갈등한 'KB 사태' 여파에 종지부를 찍고 영업에 속도를 내 '리딩뱅크'의 지위를 굳히자는 제안이다.
윤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3년 전 취임사에서 'KB 사태'로 실추된 자긍심과 고객을 신뢰를 되찾고 KB금융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1등 은행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을 약속했다"며 "모두가 놀랄 만큼 많은 일들을 함께 성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행장 발탁도 언급했다. 윤 회장은 "20여일 후면 KB인의 한 사람이 제7대 은행장에 취임해 KB인에 의한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했다. 이어 "천년 역사의 로마제국도 내부 분열로 멸망에 이르렀다"면서 "KB의 발전을 위해 화합하고 단결하는 KB국민은행 가족이 되길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가장 민첩하게 움직이는 KB가 돼야 한다"며 "'스쿼드' 본부조직과 현장 중심 자율 경영에 기반한 '소CEO 영업체제' 정착을 위해 합심하면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B 사태'로 흔들린 조직을 지난 3년간 안정시켰으니 본격적으로 영업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다짐이다.
윤 회장은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고객의 수요를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복합점포를 중심으로 계열사간 협업이 영업방식의 대세로 자리잡으면 KB만의 '원스톱 토탈 서비스'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고객 중심 영업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단기성과 KPI의 달인이 돼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는 타성과 무관심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을 바꾸고 상품과 서비스 평가체계를 새롭게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윤 회장은 "은행의 경쟁자는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ICT 기업이며 미래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하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며 "손에 쥔 것에 안주하지 않는 은행으로 진화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1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은행 창립 16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읽고 있다.(사진 제공=KB국민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