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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삼성화재, 상품출시 왜 눈총받나

  • 2018.01.25(목) 15:46

차보험 '자녀할인 특약' 1년반 늦게 출시 불구 업계 긴장
경쟁사 "시장 만들어놓으니 뒤늦게" 불만
삼성 "특별한 의도없어, 고객요청 많아 출시"

 
삼성화재가 지난 24일 태아 또는 만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3~5% 할인해주는 ‘자녀사랑 할인특약’을 출시했습니다. 보험기간 시작일인 24일 기준으로 만 35~49세의 경우 연령 특약할인 3.3%에 자녀특약 할인 3%를 더해 총 6.3%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연령의 경우 5%가 할인됩니다.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뒤늦게 자동차보험 자녀할인 특약 경쟁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하지만 상품출시 전후로 통상 있어야 할 상품에 대한 홍보나 알리는 작업은 없었습니다. 홈페이지 알림사항에만 소개한 채 조용한 출시가 이뤄졌습니다.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삼성화재의 조용한 출시는 이미 대부분 손보사들이 자녀할인 특약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016년 5월 이같은 특약을 최초로 판매한 현대해상과 비교하면 1년반이 늦은 셈이죠. 현대해상은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보험료를 7% 할인해 주는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 특약'을 2016년 5월 출시해 그해 15만8000여건, 지난해에는 33만3000여건을 판매했습니다. 

자동차보험 자녀할인 특약의 인기는 현대해상이 이끌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시장에서 누적판매 297만건으로 40% 가량의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보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별도 서류제출 없이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자동차보험 자녀할인 특약 추가가입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후 KB손보를 비롯한 중소 손보사들이 잇따라 비슷한 특약을 내놓으며 자녀할인 특약 시장이 크게 확대됐고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특정한 상품 범주에서 더 나은 상품이나 단가가 높은 상품으로 유도하는 대표적인 업셀링(Upselling)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 브랜드파워로 판 뒤집나...경쟁사 "리딩컴퍼니가 할 행동아냐” 눈총

삼성화재의 뒤늦은 시장참여에 대해 업계에서는 리딩컴퍼니의 역할론이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어느정도 파이가 커지자 뒤늦게 진출해 1위 브랜드파워나 광고물량 공세로 시장을 장악하려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동차보험 다이렉트 시장을 예로 듭니다. 온라인 전업사들이 시작한 자동차보험 다이렉트 시장이 안착하자 삼성화재가 뒤늦게 가장 낮은 보험료를 들고 시장에 뛰어들어 순식간에 시장판도를 바꿔놨다는 겁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대형사 진입으로 전체 온라인보험시장이 확대된 효과도 있지만,  시장개척을 위해 오랜기간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중소형사들은 허탈해 했다는 전언입니다. 리딩컴퍼니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브랜드파워가 가장 센 만큼 새롭고 특이한 상품이 아니더라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가기 때문에 먼저 시장을 개척하는 등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는다"며 "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보험시장의 경우 할인특약이나 가입 유인책을 만드는 것이 중소형사로서는 생존전략인데 삼성생명은 이후 시장이 형성되면 진입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출시가 늦어진 것은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판매하고 있고 이에 대한 고객들의 요청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뒤늦은 시장 진출을 보수적인 그룹 분위기나 회사규모가 큰 만큼 보고나 의사결정체계가 복잡할 수 있다는 옹호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을 앞장서 만들어왔던 손보사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은 겁니다. 

삼성화재가 이 특약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을지를 놓고도 전망이 엇갈립니다. 삼성화재 브랜드파워와 마케팅력,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2017년말 기준 28.5%) 등을 감안하면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습니다. 반면 어린이보험과 연계한 자녀특약 할인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경쟁사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시장진입 후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녀할인 특약의 경우 선점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이전과 같은 시장 장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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