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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석우의 모못돈]병·의원도 기업지원제도 활용하자

  • 2018.07.16(월) 13:54

모르면 못받는 돈-정부 정책자금 해부

 

최근 초청을 받아 병원장들을 대상으로 병·의원내 부설연구소 설립과 청년내일채움공제 도입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사실 정부나 공공기관의 기업지원제도 자체는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병원 등과 같은 전문직을 수행하는 업종은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 업종도 중소기업 범주에 포함되고 정부 정책도 대상 업종이 다변화되고 있어 관심만 갖는다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지원제도를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칼럼에서는 병·의원이 도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몇가지 제도 중에서 기업부설연구소 설립과 운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부설연구소제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OITA)이 설립신고와 지정을 담당하고 있다. 1981년부터 시행된 대표적인 기업지원제도중 하나인데   병·의원에서 기업부설연구소 도입이 가능하게 된 것은 2011년부터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보건서비스 업종인 병·의원의 기업부설연구소도 다른 업종의 설립요건과 동일하게 인적요건과 물적요건을 갖추면 얼마든지 설립이 가능하다. 연구 범위는 병원과 환자간 의료행위를 주고받는 관계의 효율성과 만족도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 활동을 중심으로 가능하다.


설립후에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에 의거 연구전담인력에 대한 급여비용의 25%를, 연구 및 인력개발 설비투자금액의 6%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또 부설연구소용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75% 취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구전담요원에게 지급하는 연구활동비에 대해 월 20만원, 연간 240만원 한도에서 소득세 감면혜택 등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병·의원의 특성에 맞게 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병·의원은 개인사업자로서 성실신고의무대상이며, 진료과목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통상 3~20명 내외의 간호사와 원무과 직원으로 형성되고 있다. 또한 세무적으로는 고율의 세금을 납부하고 있어 절세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병·의원 부설연구소는 순수한 연구목적보다 마케팅과 절세에 무게를 두고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조세기관이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감시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부설연구소 운영을 위해서는 3명 이상의 연구전담요원을 유지해야 하는데, 병원내 인적자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연구전담요원들의 이직 등이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부설연구소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도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부설연구소보다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을 추천하기도 한다. 연구개발전담부서는 '1명 이상의 인원'으로도 얼마든지 설립이 가능하고 연구공간에 대한 요건도 기업부설연구소보다 완화되어 있다. 그리고 연구전담요원의 변경이 있더라도 '1명의 전담인력만 있다면' 간단히 변경신고만 하면 된다.

 

제조업 기업은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면 연구소에 대한 직접 지원뿐 아니라 R&D사업과 같은 다른 기업지원제도와 연계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부설연구소 설립을 권유한다. 하지만 병·의원과 같은 전문직종에서는 굳이 요건이 까다로운 기업부설연구소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병·의원의 특성과 규모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연구개발전담부서가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기업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병원 내에 도입하고 싶지만, 세무사 반대가 심해서 고민하는 병원장을 종종 만나게 된다. 성실신고대상자로서 세무이슈가 발생할 경우 담당 세무사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인데, 기준대로 설립하고 제대로 운영이 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또 마케팅 측면에서 연구전담부서보다는 부설연구소라는 명칭이 더 효과적이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만 있다면 기업부설연구소든 연구개발전담부서든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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