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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본현대생명 새출발…정상화 카드는?

  • 2018.09.19(수) 11:27

대만 푸본생명으로 최대주주 변경
노사갈등 해소 설계사채널 재정비…TM·방카 등 개인영업 가동
푸본 연금보험 노하우 '강점'-만기도래 퇴직연금 '부담'

현대라이프생명이 대만 푸본생명 자금을 수혈 받아 '푸본현대생명'으로 새출발하면서 영업 경쟁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건전성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지속경영을 위해서는 무너진 영업력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은 사실상 와해됐던 설계사 조직을 복원해 개인영업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또 기존 텔레마케팅(TM) 채널 영업과 퇴직연금에 집중하면서 연금상품을 중심으로한 방카슈랑스 영업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 설계사 조직 재건...천막농성 접고 개인영업 시동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난 타개를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점포폐쇄와 설계사 수수료 50% 삭감 등으로 전속설계사 채널을 사실상 폐쇄했다. 올해초에는 온라인 채널을 닫으면서 TM과 퇴직연금 영업조직을 제외한 모든 개인영업 창구를 닫았다.

설계사 조직은 보험사 영업에 가장 중심적인 채널이지만 현대라이프의 경우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비중이 커 가능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건전성을 회복하면서 다시 영업조직 회복이 과제로 떠올랐다.

푸본현대생명 소속 설계사들은 지난해부터 판매잔여수당 지급, 환수철회, 설계사 해촉자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증자가 마무리된 후 ▲자격유지조건 완화 ▲활동지원 ▲수수료 재조정 등을 사측과 잠정적으로 합의하면서 최근 천막농성을 접은 상태다.

지난 6월말 기준 푸본현대생명 설계사 수는 747명으로 1년전인 2017년 6월말 2244명과 비교해 3분의 1로 줄었지만 갈등이 끝나면 개인영업 조직을 정비해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강화했던 자격유지조건을 낮추고 활동지원과 수수료 재조정 등을 설계사들과 합의한 상태"라며 "설계사들이 영업일선으로 복귀해 개인영업을 위한 영업환경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 현대차그룹 계열 퇴직연금이 수익 유지 관건

푸본현대생명이 개인영업 부문을 재가동하려는 배경에는 이번 증자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인 퇴직연금 영업이 다소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 14일 현대라이프는 푸본생명과 현대커머셜로부터 각각 2336억원과 604억원을 수혈받아 총 30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로 2대주주(48.62%)였던 푸본생명의 지분율이 62.4%로 높아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50.65%였던 현대차그룹의 지분율은 현대커머셜(20.37%→20.2%)과 현대모비스(30.28%→16.9%)를 합해 37.1%로 낮아졌다.

15일부터 사명도 푸본현대생명으로 바꿔 달았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재정비가 진행되고 있지만 큰 고민이 있다. 대주주가 바뀌면서 회사의 주 수익원인 퇴직연금 고객인 현대차그룹 계열사 고객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지난해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1조2967억원으로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5위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1조2658억원으로 97.6%에 달한다. 



대부분 퇴직연금이 계열사 물건이고 이를 통해 몸집을 늘리고 수익을 보전해 왔다. 때문에 대주주가 바뀌면서 퇴직연금에 영향을 미칠 경우 전반적인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대주주 변경 후 재신임을 받은 이재원 대표가 "앞으로 퇴직연금과 텔레마케팅 영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퇴직연금 걱정에 대해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변경하려면 근로자의 동의를 모두 얻어야 해 쉽게 이동이 불가능하다"며 "현대차그룹이 여전히 2대주주여서 퇴직연금 물량 이동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상 1년 단위로 퇴직연금 사업자를 갱신하기 때문에 사업자 변경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 내 또다른 퇴직연금 사업자인 현대차증권과 사업자를 놓고 경쟁이 벌어질 경우 사업비 축소나 보험료 할인 등 출혈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는 고객이 의사결정을 하는 만큼 사업자를 새로 선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현재 별다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푸본 DNA 이식...연금중심 방카영업 주목

푸본현대생명이 영업 겅쟁력을 위해 재가동 할 것으로 알려진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서는 연금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주주인 푸본생명이 앞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대만에서 오랫동안 연금상품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푸본생명은 지난 13일 상품계리실장에 요운굉 상무이사, 재무관리실장에 주산문 이사, 감사위원회위원장에 중총명 사외이사를 신규 선입하면서 푸본생명 DNA 이식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푸본생명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연금보험 판매 노하우를 오랫동안 쌓아온 회사"라며 "이런 노하우를 기반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국내 실정에 맞게 연금상품을 개발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업 경쟁력 회복과 함께 건전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올해 6월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금융감독원 권고치 아래인 147%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분기 RBC가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14일 3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RBC비율이 270%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증자를 통해 건전성 기준이 크게 강화됐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단기적인 건전성을 높였지만 장기적인 수익기반이 마련돼야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 등 기존 수익원을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약화된 설계사 조직과 방카슈랑스 등 개인영업조직을 탄탄히 하는 것이 수익확보와 건전성 유지의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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